한국일보

출출할 때 언제나 부담없이 ‘하이 타이 누들’(Hi Thai Noodle)

2004-1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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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국밥집 같은 실내 분위기
대중적인 누들 메뉴로 연일 문전성시

상 그런 식당이 있었으면 했다. 조리법과 재료를 복잡하게 설명한 메뉴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모든 것을 명쾌하게 말하는 시원스런 차림표를 내놓는 집. 거품이란 거품은 모두 뺀 저렴한 가격으로 봉사하는 집. 밤늦게라도 배가 출출해지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집. 그런 집이 생겼다.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할리웃 길, 타이랜드 타운 한 가운데에 새롭게 문을 연 ‘하이 타이 누들’(Hi Thai Noodle)이 바로 그곳이다.
하이 타이 누들의 실내는 꼭 24시간 운영되는 한인타운 국밥집이나 분식점을 떠올리게 한다. 바쁜 런치 때 국수와 밥을 후루룩 먹고 일어서는 이들, 자정이 다가오는 시각까지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이들로 문 연지 얼마 되지 않는 이곳은 연일 만원이다.
“타이 정부에서 5년 내에 100개가 넘는 타이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구축하려는 야심을 갖고 처음 오픈한 것이 바로 할리웃의 하이 타이 누들입니다.”
점잖은 학자 같은 외모의 주인 나롱삭 탄(Narongsak Tantipinitwong)의 얘기다.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 위해서 메뉴는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누들과 라이스 요리 몇 가지로 단순화했다. 메뉴에는 사진을 시원스레 더해 처음 타이 음식을 먹어보는 이들일지라도 주문하는 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타이 레스토랑에 오면 가장 만만하게 시키는 팟타이를 후루룩 먹고 있자니 온 전신에 팔색조처럼 문신을 한 남자가 웃으며 다가온다. “맛있어요?”온화해 보이는 인상이 아니었다면 질끈 묶은 포니테일과 팔뚝의 용 문신이 영락없는 조직 폭력배다. 맛있게 먹고 있는지 아닌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바로 이 식당의 주방장, 삼아웃로(Sam Out Law)였기 때문. 전 세계 문신 대회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던 그는 맛에 있어서도 챔피언의 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는 듯 이제 요리의 세계에서 열정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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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식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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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스타일 바비큐 포크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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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밀크의 보아로이삼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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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을 얹은 시푸드 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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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미트 볼을 얹은 텐더 스튜 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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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고기가 가득 들어간 팟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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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버섯을 얹은 덮밥, 카오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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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과 새우을 얹은 클리어 누들 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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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그레이비 얹은 별미, 카놈지안남프리크.

후식과 음료를 포함해 모두 34가지의 요리를 갖고 있는 하이 타이 누들의 메뉴는 크게 브라운 누들 수프, 클리어 누들 수프, 타이 스타일 누들, 팬 프라이드 누들, 라이스 디시로 나눠진다.
국물을 자작하게 부은 누들 수프는 에그 누들과 라이스 누들 중 한 가지의 면발을 선택하게 돼 있고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해물 등을 웃기로 얹은 서민적인 음식. 이런 국물 넣은 국수에서 기대하는 뭔가 시원하고 개운한 맛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국적인 맛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입맛에 맞을 수도 있을 터.
카놈지안남프리크(Kanom Gean Nam Prik)란 이름의 타이 스타일 누들은 썩 괜찮다. 메뉴의 사진이 꼭 우리네 쟁반국수 같아 시켜봤는데 하얀 쌀 국수에 색색의 야채와 계란 삶은 것을 곁들이고 땅콩과 칠리 그레이비를 얹은 것이 입에 착 와닿는 특미다.
절대 시키지 말라고 도시락 싸 가지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음식은 13번, 엔타포(Yen Ta Foh). 만약 타이 음식에 일가견이 있어 이전에 이미 시도해본 일이 있고 좋아한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 요리를 치를 떨 정도로 싫어한다. 이는 여러 친구들을 데려 다니며 행한 임상 실험의 결과다.
메뉴 14번부터는 모두 맛있다. 새우, 돼지고기, 닭고기와 중국식 브로콜리를 그레이비 소스와 함께 내온 널찍한 라이스 누들, 라드나(Rad Nar, 메뉴 14번), 위의 재료에 그레이비소스 대신 달걀과 간장을 더한 팟시유(Pad See-Ew, 메뉴 15번) 모두 양이 적다고 느낄 만큼 맛있다.
새우를 듬뿍 넣은 팟끼마오 새우(Pad Kee Mao Shrimp)는 베이즐과 칠리 향이 아주 좋다. 타이 음식의 대명사 팟타이(Pad Thai Shrimp), 중국식 차우민(Chowmin) 역시 간편한 런치로도, 입맛 당기는 밤참으로도 그만이다.
버섯과 오래 고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얹은 라이스 디시 역시 권하고 싶진 않은 맛이지만 사람 입맛이란 다르니까 알아서 하시길. 꼭 먹어보라 권하고 싶은 후식은 보아로이삼스리(Boa Loy Sam Sri). 코코넛 밀크에 콩알 크기의 타로를 더한 후식인데 달짝지근한 것이 입맛 당긴다. 슬러시도 타로, 멜론 등 7가지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다.


Tips

▲종류: 타이 식 국수와 밥 전문 식당 ▲오픈 시간: 주7일 24시간 오픈 ▲가격: 3.95-6.95달러. 후식과 음료는 2.25-5.50달러 ▲주차: 레스토랑 건너편과 건물 뒤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주소: 5229 Hollywood Blvd. Los Angeles, CA 90027. ▲전화: (323) 466-4415.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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