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촛불 기적’ 되새기고…

2004-1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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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절기 ‘하누카’란?

셀류커드 왕조의 안티오쿠스 4세가 신앙을 금지하는 탄압정치를 하자 유대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성전을 탈환했으나 고작 하루 분의 기름만 발견했다. 그러나 그 적은 양의 기름으로 새로운 기름이 조달될 때까지 8일간 불을 밝힐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하여 이 기간 사용한 아홉개의 촛대를 ‘하누키야’라고 부르며 12월 7일 일몰부터 그 다음주 15일 일몰까지 유대인들이 반란에 성공, 성전을 정화 새롭게 봉헌하게 됨을 기념하는 절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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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유대인 가정에서 꾸민 하누카 상차림, 성탄 상차림과 유사하다.


12월 7~15일 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절기
8일간 등 밝힌 기름 때문에 튀긴 음식 먹어

한인들을 일컫는 별명 가운데 하나는 동양의 유대인. 생긴 데 어느 것 하나 닮은 것 없지만 이는 두 민족의 영악함, 가족과 전통에의 깊은 유대, 그리고 ‘한’의 역사를 공유하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 아닐까.
오는 12월 7일(화) 일몰 때부터 그 다음 주 15일(수) 일몰 때까지는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 가운데 하나인 하누카(Hanukka)다. 주전 165년, 셀류커드 왕조의 안티오쿠스 4세는 유대인들의 신앙을 금지하는 칙령을 내려 그들에 대한 탄압 정치를 실시한다. 하누카는 이에 대한 유대인들의 반란이 성공을 거두면서 성전을 정화, 새롭게 봉헌하게 됨을 기념하는 절기.
유대인의 전설을 한 번 살펴보자. 마카비 반란군들이 성전을 탈환했을 때 발견한 것은 고작 하루 분밖에 되지 않는 기름이었다. 그 적은 양의 기름을 가지고 새로운 기름이 조달될 때까지 8일간 불을 밝힐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 첫 번째 날에는 오른쪽으로부터 하나의 촛불을 밝히고 두 번째 날엔 그 왼쪽으로 이어가는 식으로 진행해 여덟 번째 날에는 여덟 개의 촛불을 모두 밝히게 된다. 이 기간 동안에 사용하는 아홉 갈래로 나누어진 촛대는 하누키야라고 부른다.
하누카는 대개 크리스마스와 같은 시기에 온다. 성탄 카드 코너에 하누카 카드 코너가 함께 마련돼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 회당에서는 시편 30편을 음송하며 별도의 기도문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창가에 하누키야를 밝혀둠으로써 하누카에 일어났던 기적들을 기억한다.
다른 모든 절기와 마찬가지로 하누카 역시 가족과 친구가 모여 사랑과 음식을 나누는 시간. 오래간만에 함께 자리한 친지들은 촛불을 밝히고 다른 때와 달리 특별히 준비한 하누카 음식을 먹는다. 하누카 음식은 등을 밝힌 기름의 기적 때문에 기름에 튀긴 음식이 많다. 라트케스, 블린츠, 젤리 도넛 등의 절기 음식은 유대인들에게 8일간의 기적을 되새겨 준다. 우리 절기 음식에 비해 소박하기 짝이 없는 하누카 음식 가운데 감자 라트카스와 도넛을 함께 만들어보자.


‘하누카’ 음식들

감자 라트케스(Latkes)

라트케스는 호박,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는데 여기서는 감자로 라트케스를 함께 만들어 본다.
▲재료: 감자 큰 것(1.25파운드 정도) 4개를 벗겨서 준비한다. 양파 중간 크기 (0.5파운드) 1개. 계란 큰 것 1개. 소금, 후주, 밀가루 1큰술. 프라이 용 오일.
▲만드는 법: 감자와 양파를 갈아 여과기에 옮겨 담은 후 꼭 눌러 가능한 한 물기를 많이 짜낸다. 넓은 볼에 물기를 빼낸 감자와 달걀, 소금, 후추, 밀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프라이팬은 속이 깊은 튀김용 팬이라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큰 테이블스푼으로 감자와 양파 섞은 것을 떠 프라이팬에 떨어뜨린다. 중간 불에 4-5분 정도 황금 갈색이 될 때까지 고소하게 튀겨낸 후 페이퍼타월에 말린다.


젤리 도넛(Jelly Do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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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신선한 이스트 25그램, 설탕 4큰술. 물 1큰술. 밀가루 3컵. 녹인 마가린 50그램. 소금 약간. 계란 노른자 2개. 물과 우유 섞은 것 1 1/4컵, 프라이 용 오일, 잼, 디핑 용 아이싱 슈거.
▲만드는 법: 이스트와 1작은술 분량의 설탕, 1작은술 분량의 물을 볼에 넣고 잘 섞은 후 뚜껑을 덮고 부풀어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또 다른 볼에 밀가루와 녹은 마가린, 소금, 설탕, 달걀노른자를 섞은 후 이스트 혼합물을 더한다. 이 혼합물에 물이나 우유를 천천히 더해가며 젓는다.
반죽이 부드러워지면 볼을 타월로 덮어 한 곳에 놓아 부풀어오르게 한다. 반죽이 부풀면 밀가루를 뿌린 판에 반죽을 올려 밀대로 민다. 두 가지 사이즈의 컵을 이용해 도넛 모양을 찍어낸다. 도넛 형태 만든 것을 타월로 덮어 좀 더 부풀린다.
▲도넛 튀기기: 속이 깊은 냄비에 오일을 넣고 뜨거워질 때까지 열을 가한다. 도넛을 기름에 떨어뜨려 양면의 색깔이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 후 꺼내 식힌다. 나무 스푼을 이용해 잼을 부드러운 무스 상태로 만든다. 짜는 주머니에 넣어 도넛의 중앙에 이를 올린다.
도넛 위에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하누카 용 도넛은 신선한 게 최고, 그날 만들어 그날 먹어야 한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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