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여성들 어떤 차를 좋아하나

2004-11-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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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여성들 어떤 차를 좋아하나

5년째 도요타 캠리를 몰고 있는 허희순씨. 도요타 캠리는 50대 이상의 주부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중형 세단이다.

“승차감보다는 전체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이 중요하지요” 대부분의 남성은 차를 자신의 분신, 삶의 동반자, 혹은 ‘애마’로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은 ‘이동의 수단’, 혹은 ‘액세서리’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오토 채널에 따르면 남성들은 차를 고를 때 다지(Dodge)의 바이퍼나 BMW의 M5처럼 호스 파워가 높은 고급 수행능력, 혹은 고급 시스템을 갖춘 차를 선호하지만 여성들은 도요타의 캠리, 혼다 어코드, 폭스바겐 제타나 BMW 미니 쿠퍼 같이 디자인이 예쁘거나 실용적인 차를 선호한다. 남성들은 운전할 때 출발시나 기아변속, 스피드를 낼 때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를 중요시하지만 여성들은 승차감, 차의 디자인, 수납공간 등, 차의 실용성을 중시한다. 오토 채널 조사에 따르면 2003년 미국여성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차는 도요타 RAV4. 이는 여성들이 실용적이면서도 디자인이 예쁜 차를 선호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2위는 새턴의 SC가 차지했으며 한국 차로는 기아 스포티지가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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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디자인으로 10대와 20대 초반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폭스바겐 비틀을 구입한 진유미씨.


작고 예쁜 디자인·실용성 최우선
주부들은 수납공간 넓은 SUV선호


남가주 한인 여성들은 어떤 차를 선호할까?
타운내 자동차 딜러인 오토 갤러리의 변정혜씨에 따르면 세단으로는 도요타의 코롤라, 캠리, 혼다 시빅, 어코드, 애큐라 TL, 렉서스 ES330 등을 즐겨 탄다. 또 한국자동차의 대니 유씨에 따르면, 현대 엘란트라나 엑센트 같은 소형 한국차도 한인 여성들이 즐겨 타는 차종이다.
한인 여성들은 연령에 따라, 또한 몇 번째 차를 구입하는가에 따라서도 선호하는 차가 다른데 연령이 낮거나 처음 차를 구입하는 사람일수록 작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며, 연령이 높거나 여러 번째 차를 구입하는 경우 크고, 편안하며 안정감 있는 차를 선호한다.
자녀를 둔 주부들은 수납공간도 넓고 여러 사람을 태울 수 있으며, 운전하기에도 좋은 중형 사이즈 이상의 SUV를 선호하는데 렉서스 RX330, 도요타 4 Runner, 포드 익스플로러 등이 인기다.
할리웃 포드의 이기광 부사장에 따르면 SUV는 기름 값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지만, 자녀들과 여행갈 때, 마켓에서 많은 양의 장을 볼 때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며 운전하기도 편해 많은 여성들이 특히 선호한다.


연령별 선호 차종


▲10대나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약간 스포티하거나 컴팩트한 소형차가 인기다. 특히 첫 차를 구입하는 젊은 여성의 경우 각 메이커의 엔트리 레벨인 컴팩트 사이즈의 차를 가장 많이 찾는다.
USC에 재학중인 진유미(21)씨는 귀여운 디자인이 맘에 들어 폭스바겐 비틀을 구입했다면서 “겉으로 보기엔 작지만 실내는 생각보다 넓고, 운전하기 편한 것”이 비틀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폭스바겐의 제타나 비틀은 깜찍한 디자인과 함께 묵직한 승차감으로, 혼다 시빅과 도요타 코롤라, 포드의 포커스, 현대 엘란트라는 경제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좋은 품질로 젊은 여성들 사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대 중반부터 결혼 전까지의 커리어 우먼

혼다 어코드나 닛산 알티마, 애큐라 TSX, 혹은 BMW 3시리즈나 머세데스 벤츠 C 클래스 등을 즐겨 탄다. 스포티한 감각의 여성들은 아우디 A4나 작은 사이즈의 SUV도 즐겨 탄다. 스포티한 느낌이 좋아 아우디 A4를 선택했다는 이희정(25)씨는 “독일 차 특유의 묵직함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커리어 우먼이 즐겨 타는 SUV로는 도요타 RAV4나 혼다 CR-V, 포드의 이스케이프, 닛산의 엑스테라가 인기 있다.


▲30, 40대 이상의 주부


중형 사이즈 이상의 SUV나 밴이 인기 있다. 얼마 전 애큐라의 MDX를 구입했다는 장혜연(34)씨는 “뭐니뭐니해도 넓은 실내가 마음에 들고 운전하기도 편하며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특히 장을 많이 봐서 짐이 많을 때, 혹은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갈 때 안성맞춤이란다. 주부들이 좋아하는 SUV로는 도요타 4 Runner, 애큐라 MDX나 렉서스 RX330가 있으며,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애큐라 TL, 렉서스 ES330 같은 중형 세단도 선호된다.

▲50대 이상의 주부

묵직하고 편안한 중형 세단을 좋아한다. 지난 5년 동안 도요타 캠리를 몰고 있다는 허희순씨(58)는 올해 새로운 모델의 도요타 캠리를 한대 더 구입했다. 지난 5년간 한번도 고장이 나지 않았으며, 수납공간도 넓고 여러 가지로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허씨는 “튼튼하고 무난한 일제 차를 구입하라는 주변의 권유로 캠리를 구입했는데 직접 몰아보니 정말 운전하기 편안하다”고 전하면서 “10년을 몰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렉서스의 ES330, LS430, 머세데스 벤츠 E, S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이 이 연령층 여성들에게 인기다.

자동차 구입 실수없게 하려면

원하는 차종·예산부터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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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40대 주부들이 선호하는 중형 사이즈 SUV. 장혜연씨가 자신의 애큐라 MDX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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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이상의 커리어 우먼은 스포티한 디자인이나 소형 SUV를 선호한다. 이희정씨의 아우디 A4.


많은 여성들이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가 승용차를 구입하는 일이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오토 채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75%의 미 여성이 차를 살 때 아버지, 남편, 혹은 아들을 동반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성 혼자, 혹은 여성들끼리 딜러에 가면 왠지 무시를 당하거나 바가지를 쓰게 될 것같이 느끼기 때문인데, 실제로 40% 이상의 미 여성이 혼자서 자동차 딜러에 간 경우 무시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영어가 서툴거나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여성들의 경우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먼저 자신이 원하는 차가 무엇인지, 총 예산이 얼마인지를 정한 다음, 가격이나 옵션 등 구입하고자 하는 차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고, 리베이트나 융자 옵션, 서비스에 대해 조금만 알아두면 자동차 사는 일이 그리 무서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자동차 구입 시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동절인 9월 첫째주 월요일 이후부터 연말까지 승용차를 구입하기에 최적기이다. 이유는 해가 지나가기 전 그 연도의 차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딜러에서 낮은 이자율과 높은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때문. 똑같은 모델의 새로운 디자인이 출시될 때 많은 경우 ‘클리어런스 세일’(Clearance Sale)을 한다.
대부분의 모델의 경우 매년마다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며, 4~5년에 걸쳐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에 이런 경우 높은 리베이트와 낮은 이자율로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선호하는 모델 고르고 가격 조사하기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여러 딜러를 다니면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 본 후 자신에게 가장 맞는 차를 고른다. 일단 원하는 모델을 결정했으면 인터넷을 통해 가격 리서치를 한다. 원하는 모델의 새차와 헌차의 가격, 딜러 인보이스와 거래가격을 살피고, 트레이드 인을 할 경우 본인의 차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가격을 살펴둔다.
유용한 사이트로는 www.carsdirect.com, 혹은 www.truckandcarprice.com 등이 있다.

▲이자율과 융자 옵션 자세히 살피기

여성들이 자동차를 구입 할 때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자동차 융자 이자율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쓴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자율의 작은 차이로 인해 수천 달러를 손해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모든 딜러는 자체적인 융자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은행이나 또는 다른 융자 기관과의 이자율을 꼼꼼히 비교한 뒤 리베이트를 높게 받는 것과 어느 것이 저렴한지 비교해서 결정한다.

▲거래 주도하기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주도권은 소비자가 쥐고 있어야 한다.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자리를 박차고 나갈 준비를 하라.
많은 한인여성의 경우 거래가 이미 한참 진행됐을 경우 중간에 중단하기 미안하거나 귀찮기 때문에 결정된 차의 가격이 탐탁지 않아도 계약서에 사인을 해버린다.
그러나 지금 이 딜러를 나가면 당신이 원하는 가격에 차를 내줄 또 다른 딜러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계약서 꼼꼼히 살피기

계약서에 사인할 때 아주 작은 글씨까지 꼼꼼히 읽어보고 모르는 부분은 재차 질문해 확인하고 난 뒤 최종 사인한다.

글·사진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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