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자를 완성시키는 향수 ‘보이지 않는 패션’

2004-11-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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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미지를 독특한 향기로 표현해내는 건 진한 메이컵이나 화려한 옷차림보다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빛깔이나 형태가 없는 만큼 신비롭고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향수. 그러나 유행하는 향수보다는 내게 어울리는 향수를 선택해 향기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향수를 뿌리는 순간 처음 나는 향(Top note)은 산뜻하고 상쾌한 향취, 1∼2분이 지난 후 나는 향수 본연의 향인 중간향(Middle Note)은 꽃향기를 맡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시간이 흐를수록 체취와 향수가 섞여 나는 잔향(Base Note)은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향수를 최고로 꼽는다. 여성잡지 인스타일(InStyle)이 할리웃 스타들과, 향수제조회사, 패션, 뷰티 전문가들과 함께 선정한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최고의 향수’들을 소개한다.

<하은선 기자>


■사무실에선 이세이 미야키 ‘로디세이’

사무실은 업무를 수행하는 실내공간이므로, 강하게 섹시함을 어필하지 않은 플로럴향 혹 시트러스향을 선택하는 게 기본이다. 이세이 미야키(Issey Miyake)의 로디세이(L’Eau d’Issey)는 신선하고 상큼한 시트러스향이 나는 미묘함이 매력이다.
향수를 뿌렸을 때 처음 나는 향이 연꽃과 프리지어, 중간 향은 피오니(작약)와 흰 백합으로, 미량의 연한 머스크(사향)가 잘 섞여 있다. ‘얼음을 녹이는 첫 햇살 같은 향’으로 설명된다. 3.3온스 82달러.



■블랙타이 이벤트는 ‘샤넬 넘버 5’

밤에 열리는 블랙타이 이벤트에는 가능하면 화려한 향으로 연출하는게 좋다. 정장차림이 요구되는 우아한 연말 모임에 어울리는 향수는 단연코 샤넬 넘버 5(Chanel No. 5). 세련되고 대담한 향취가 이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없다.
83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클래식 향수로 재스민, 오렌지꽃, 장미, 일랑일랑, 샌들우드(백목), 코코 샤넬이 처음으로 인공 합성해 내놓은 알데히드가 섞여 있다. 1.7온스 80달러.


■섹시함 연출은 티에리 뮈글레르의 ‘앤젤’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레르가 1992년 출시한 향수 앤젤(Angel by Thierry Mugler)은 천사라는 이름이 내포하는 순결함과는 반대로 관능적인 향이 특징이다.
꿀, 초컬릿, 바닐라, 파출리가 혼합돼 달콤하고 과일향의 오리엔탈 향수로 톡 쏘는 향과 묵직한 나무 냄새가 진하고 섹시한 향취를 풍긴다. 2.6온스 170달러.


■남성용 향수 ‘파렌하이트’와
‘아쿠아 디 지오’ ‘조 말론’

디올의 ‘파렌하이트(Fahrenheit by Dior)’는 깨끗하고 숲 같은 느낌의 은은한 향기를 풍겨 남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용 향수다. 버가못, 레몬, 라벤더, 바이올렛, 시더, 가죽향이 특징으로 플로랄, 우디, 발삼 향으로 여유롭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품격을 높여준다. 3.4온스 57달러.
반면에 조지오 알마니의 ‘아쿠아 디 지오(Acqua di Gio by Giorgio Armani)’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용 향수다. 자스민과 시더, 앰버향이 풍부한 시트러스향과 적절하게 조화돼 있어 여름 바닷가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시원하고 상큼한 느낌. 1.7온스 40달러.
향수를 싫어하는 남성과 여성에겐 ‘조 말론(Jo Malone)’이 적합하다. 신선한 바람과 자연의 향 같은 향수로 포도, 프렌치 라임꽃 향이 섞여 아주 은은하고 미묘한 향을 낸다. 남녀 공용 3.4온즈 80달러.


■가족모임에는 ‘스텔라 맥카트니’, 야외행사엔 ‘오 다드리엔’


가족 모임에 스텔라 맥카트니의 스텔라(Stella by Stella McCartney)를 뿌릴 경우, 장미, 피오니, 귤, 호박 성분이 상큼하면서 따뜻한 향을 내어 사랑이 듬뿍 담긴 차를 함께 마시는 듯하다. 3.3온스 75달러. 아닉 구탈의 ‘오 다드리엔(Eau D’Hadrien by Annick Goutal)’은 시실리아의 강한 레몬과 자몽, 시트러스의 향이 산뜻한 프랑스 명품 향수로 쉽게 흉내낼 수 없으면서도 은은한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1.7온스 65달러.


■트로피칼에 어울리는 바비 브라운 ‘비치’

열대 지방으로 휴가를 떠나는 이에겐 바비 브라운의 비치(Beach by Bobbi Brown)가 어울린다.
자스민과 바다 냄새, 등화유(Neroli) 꽃잎, 귤향이 기가 막히게 배합된 향수로, 뜨거운 태양과 쪽빛 바다, 코코넛 껍질에 서브하는 과일 맛이 나는 럼주와 어우러져 관능적이면서도 프레시한 여성의 이미지를 간직하게 해준다. 1온스 35달러.


■꽃향기가 풍성한 ‘패리스’와 ‘케이트 스페이드’

이브생로랑의 ‘패리스(Paris by Yves Saint Laurent)’는 꽃향기를 좋아하는 여성이 선택하는 향수다.
장미, 버가못, 바이올릿이 연하고 이끼 같은 언더톤으로 깔려있고 클래식 프렌치 향이 베일에 감춰진 여성과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1.6온스 55달러.
소녀 같은 발랄함을 돋보이게 하려면 케이트 스페이드의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가 좋다. 하니서클과 치자나무(Gardenia), 월하향(Tuberose·네델란드 수선화), 오렌지꽃, 까만 열매와 바이올렛 잎사귀가 섞여 풍부한 향이 특징. 3.4온스 80달러.


■침실에선 아쿠아 디 팔마 ‘라벤다 토니카’

은은한 향과 함께 심신을 안정시키는 아쿠아 디 팔마 라벤다 토니카(Acqua 야 Parma Lavanda Tonica)는 정신안정과 진정작용을 하는 라벤다향으로 숙면을 취하게 해준다.
스트레스로 지친 하루 라벤다 토니카를 손목에 한 두 방울 떨어뜨려 주면 심신을 안정시키는 아로마 테라피의 효과를 즐길 수 있다. 6.6온스 95달러.


■로맨틱 디너에는 랠프 로렌 ‘로맨스’

음식의 향기를 즐겨야하므로 식사시간, 진한 향기는 거부감이 든다. 붉은 와인 잔을 기울이는 디너에 어울리는 향수는 브랜드명 그대로 로맨틱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랠프 로렌 로맨스(Ralph Lauren Romance)다. 처음 나는 향은 장미, 생강, 리치로 유혹적인 여성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것이 특징으로 따뜻하면서 톡 쏘는 듯한 백합과 파출리(인도산 박하) 오일향이 첨가돼 있다. 그리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달콤한 꽃향이 특징. 3.4온스 68달러.


■여성스러움을 더욱 자극시키는 향수들

도나 캐런의 ‘블랙 캐시미어(Black Cashmere by Donna Karan)’는 리비도를 활활 불태우는 달콤한 향을 지닌 향수로 정평이 나있다. 사프런, 마살라 스파이시스, 클로브, 넛멕, 화이트 페퍼와 파출리 등 이국적인 성분이 조합돼 풍성하면서 미묘한 향이 특징. 1.7온스 52달러.
여자들끼리 외출하는 저녁에는 로버트 피제의 ‘프래커(Fracas by Robert Piguet)’를 뿌리면, 청순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이 넘치는 월하향과 오렌지꽃, 치자나무, 자스민의 향이 흥분시킨다. 3.4온스 95달러.
결혼식을 앞둔 신부에겐 베라 왕의 ‘베라 왕(Vera Wang by Vera Wang)’이 최고. 처음 나는 향은 불가리아 장미와 칼라 백합, 귤꽃 향이며 중간 향은 치자나무와 연꽃, 아이리스 향이 나며 잔향은 순수한 머스크 향이 특징이다. 1.7온스 6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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