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슬람사원과 무슬림의 세계

2006-1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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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문화 이해하려면 모스크부터 들여다 보아야

모로코의 어느 시골동네 사원 옆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었다. 새벽 5시가 되니까 타운 전체에 마이크로 기도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모로코는 국민의 95%가 이슬람 신자다. 엄숙한 종교적 예배이고 보니 호텔 측에 불평을 할 수도 없고 오히려 불평했다가는 당장 쫓겨날 분위기라 참는 수밖에 없었다.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려면 새벽잠 설치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모스크의 첨탑에 올라가 새벽에 낭랑한 목소리로 “아찬, 하이야사라트”(기도합시다)라고 소리지른 후 코란을 낭독하는 사람을 무에진이라고 부른다. 탑이 너무 높아 동네 여자들이 목욕하는 것을 엿볼 수도 있다 하여 옛날에는 주로 장님에게 무에진 역할을 맡겼다고 한다. 요즘은 녹음기가 무에진을 대신하는 사원도 많다.
이슬람 신자인 무슬림에게는 5가지의 절대적인 의무가 있는데 새벽기도도 그 중의 하나다. 다섯 가지 의무는 첫째, 알라는 유일한 신이며 마호메트(무하마드라고도 부름)가 알라의 예언자임을 믿는 것이다. 둘째 하루 5번 기도해야 하며, 셋째 가난한 자에게 적선할 것, 넷째 단식일(라마단)을 지킬 것, 다섯째 일생에 한번 성지인 메카를 방문할 것 등이다.
무슬림은 메카를 향해 절을 하는데 처음엔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 드리다가 유대인들이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결사 반대하자 마호메트는 기도 방향을 메카로 바꾸도록 예배규정을 고쳤다고 한다. 한국 선교사들이 가장 전도하기 힘든 곳이 이슬람 국가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이슬람이 된 후 다른 종교로 개종하면 알라를 모욕했다 하여 죽였기 때문에 그 두려움이 아직까지도 무슬림의 몸에 배어 있다. 이슬람은 크리스천이 자기들끼리 이웃에서 예배 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 않는다. 그러나 이슬람 신자에게 접근하여 크리스천으로 개종하라고 권유하면 크게 반발하며 보복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터키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에 지쳐 현지 여행 가이드로 직업을 많이 바꿨다는 이야기도 있다.
무슬림은 소속 사원이 없다. 아무 모스크에 가서나 기도할 수 있다. 예배일은 금요일 오후 1시며 교회 헌금 같은 것도 없다. 개인이 알아서 선행을 베푼다. 사원 건물은 정부에서 짓거나 부자들이 지어서 헌납한다. 첨탑이 한 개 있는 사원은 정부에서 지어준 것이고 두 개 있는 건물은 어느 부자가 희사한 것을 의미한다. 왕이 지은 모스크는 첨탑이 4개다. 그러나 메카나 메디나의 사원은 성지라 하여 첨탑이 5개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사진)가 말썽이 많았던 것은 메카 사원보다 탑이 하나 더 많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주류(90%)를 이루고 있는 수니파는 원칙적으로 알라와 신자 사이의 성직자(목사, 신부 등)를 인정하지 않는다. 성직자 없이 사원이 운영된다. 그러나 시아파(주로 이란)는 성직자인 ‘이맘’을 알라의 메신저로 간주한다. 이 ‘이맘’의 수령을 ‘아야톨라’라고 부르며 호메이니가 바로 그 직책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는 통치자와 이슬람 지도자(주로 학자)가 별개의 세계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란은 무슬림이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종교 지도자가 정치 지도자를 겸하고 있다. 미국이 시아파가 많은 이라크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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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의 하나로 꼽히는 이스탄불의 블루모스크. 미나레(탑)가 6개로 메카사원보다 하나가 많다고해 말이 많았다. 17세기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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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신자는 어려운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의무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사원입구에는 항상 걸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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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들은 모스크에 들어가기전 반드시 발과 손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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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양식으로 지어진 모로코의 핫산 2세 사원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원. 한국인을 유난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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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에 입성한 마호멧. 그에 관한 그림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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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첨탑에 올라가 기도시간임을 알리는 무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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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는 어떤곳인가


이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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