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매너 이야기

2004-11-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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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경 칼럼 슬럼버 파티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친구간의 우의를 더욱 더 돈독하게 해주고, 공동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 어린이들에게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 마음껏 하루 밤을 즐기게 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슬럼버 파티’(slumber party)라고도 하고 ‘슬립오버 파티’(sleepover party) 또는 ‘파자마 파티’라고도 합니다. ‘슬럼버’라는 말은 잠잔다는 뜻입니다.
이 파티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베풀어주는 파티입니다. 연령적으로는 프리스쿨 다니는 아이부터 틴에이저까지가 대상입니다. 남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끼리, 여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끼리 모이도록 합니다. 남녀 같이 모이게 하지는 않습니다.
파티의 사이즈는 3~4명에서 많으면 10명 정도까지입니다. 주로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갖습니다. 슬럼버 파티로 생일파티를 대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어린이가 슬럼버 파티에 초청되면 확답을 하기 전에 잘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파티를 개최하는 부모와 초청된 어린이의 부모가 서로 아는 사이어야만 됩니다.
혹시, 부모들 간에 면식이 없으면 개최자 측의 부모가 초청된 어린이의 부모에게 미리 전화를 해서 자기 소개를 하고,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초대를 하면서 장소라던가 시간을 상세히 알려 줍니다. 초대된 부모 측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서 자기 소개를 하고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무방합니다.
파티 당일은 초청된 어린이의 부모가 개최하는 집에 어린이를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반드시 주최하는 부모를 만나서 자기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요지의 인사를 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어린이의 복장은 편한 평상복이 좋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슬리핑백을 반드시 갖고 가야 합니다. 갖고 가는 파자마는 평상시 입는 파자마이면 되고, 깨끗이 빨아서 갖고 가도록 합니다.
주최측 부모는 데리고 온 부모와 인사를 나누면서 전화번호를 확인해 둡니다. 그리고 아이가 가리는 음식은 없는지, 그 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어린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합니다.
파티의 시작 시간은 저녁식사 후인 8시 정도가 관례입니다. 주최자 측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만을 준비하도록 합니다. 팝콘, 칩, 프리츨과 소다와 펀치 종류를 준비하면 됩니다. 혹시 저녁식사를 같이 하도록 할 경우는 핫도그,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준비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즉시 파자마를 입도록 합니다. 아이들에게 슬럼버 파티가 매력적인 것은 잠시나마 부모의 간섭 밖에서 지내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주최자 부모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필수적인 사항이 아니면 간섭을 안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침실 이외의 장소에서 자는 것이 재미입니다. 슬리핑백을 나란히 붙여놓고 자게 하되 장소는 거실이나, 패밀리 룸, 서재 같은 곳이 좋습니다. 파티의 마감은 아침 10시 정도가 좋습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다같이 하도록 하고 각자의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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