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신의 브랜드로 뉴욕 패션계 성공적 데뷔

2004-11-13 (토)
크게 작게
29세 남성 디자이너 리처드 최씨

지난 9월8∼15일 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 화제가 된 젊은 디자이너가 올해 스물아홉 살 난 리처드 최(29)씨다.
뉴욕타임스는 “수년간 자크 포센(Zac Posen)으로 대표되는 보이 디자이너의 출현이 패션계의 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컬렉션을 통해 데뷔한 리처드 최는 나이에 비해 경력이 탄탄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최씨를 주목할만한 디자이너(Designer to Watch)로 특별 소개했다.
뉴욕에서 태어나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Parsons School of Design)을 졸업한 최씨는 2000년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디자인 디렉터로 발탁되면서 패션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럭서리 캐시미어 브랜드 ‘Ts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 ‘리처드 최(Richard Chai)’라는 자신의 브랜드로 처음 진출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에 마지막 순간까지 참가를 망설였던 최씨는 9·11테러 3주기를 기념하는 오전에 컬렉션 발표를 하게 됐다.
그러나, 그의 패션쇼는 버그도프 굿맨, 바니스 뉴욕 등 유명 백화점 바이어들과 패션 기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의 순수함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감성이 반영된 이날 컬렉션은 민트 그린과 페일 옐로가 약간 섞인 그레이, 화이트, 누드 베이지 등 온화한 컬러의 작품을 입고 런어웨이를 수놓은 모델들로 인해 ‘평화’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무대가 됐다.
패션 전문가들은 레이온, 새틴, 나일론 등 서로 다르게 짜여진 빳빳한 재질의 옷감이 부드럽고 로맨틱한 실루엣을 풍기는 그의 컬렉션은 패브릭을 제대로 활용한 모던하면서도 럭서리한 디자인으로, 실험성과 상업성,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중도적 입장의 미니멀리즘을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제이콥스에서 디자인할 때는 그를 위한 쇼를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이번 패션쇼는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밝히는 최씨는 패션쇼가 끝나고 무대 인사를 나왔을 때도 스니커즈에 헐렁한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했을 정도로 편안한 옷을 좋아하는 편.
평상시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며 뉴욕 거리를 활보하거나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긴다는 최씨는 “자신을 모더니스트이자 음울한 분위기를 즐기는 젊은이”라고 표현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아를 표출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은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