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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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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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키의 자손’ (The Seed of Chucky)

킬러 인형 처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로 철저한 공포 코미디 팬용. 장난감 인형에서 살아 숨쉬는 킬러 인형으로 변신한 처키는 전편에서 역시 살인을 즐기는 애인 티파니와 결혼했는데 이번에는 둘 사이에서 난 자식이 죽었다 부활한 부모의 살인놀이에 개입된다.
처키(브래드 두리프 음성)와 처키만큼이나 사이코인 그의 아내 티파니(제니퍼 틸리) 사이에서 나온 글렌은 할리웃으로 거처를 옮겨 죽은 부모를 재생시킨다.
처키와 티파니는 할리웃에서 신나게 살인행각을 벌이는데 문제는 자기들의 자식인 글렌이 부모의 살인 족적을 밟지 않으려 하는 점.
한편 티파니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제니퍼 틸 리가 본의 아니게 처키 가족의 후원자 노릇을 하게 되면서 인간과 인형이 살인공모자가 된다. 악명 높은 영화감독 존 워터스가 끈적끈적한 타블로이드 사진사로 나온다.
R. 전지역.


‘노엘’ (Noel)★★★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다. 서로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의 정신에 의해 궁극적으로 연결지어 지는 감상적인 드라마다.
뉴욕. 로즈(수전 서랜든)는 치매를 앓는 노모 병 문안과 고독에 상심하는 중년여인.
젊은 경찰 마이크(폴 워커)는 섹시한 애인 니나(페넬로피 크루즈)에게 병적으로 질투를 부린다. 그런데 마이크가 단골로 드나드는 나이 먹은 식당주인 아티(앨란 아킨)가 마이크에게 이상한 눈짓과 행동을 하면서 마이크의 분노를 산다.
여기에 병원의 환자를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과거 행복한 경험을 되찾으려는 서푼짜리 젊은 사기꾼 줄스가 연결돼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엮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들의 얘기가 서로 따로 펼쳐지면서 로즈의 세상 보는 눈을 바꾸어 놓는다. 일부지역. 이 영화는 28일 하오 8시 케이블 TV TNT에서 방영된다.


‘중독’(Intoxicating)

마음의 상처를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의 이야기이자 약물중독자의 드라마로 LA의 한인 저스틴 김이 공동 제작했다.
각본을 쓰고 주연한 커크 해리스의 연기와 작품 의도가 진지한데 통속적인 이야기이지만 B무비로서는 수준급.
LA의 젊고 유능한 외과의 도리안(해리스)은 권투 치매증으로 죽어 가는 아버지(존 새비지) 때문에 괴로워 약물로 고통을 해결한다.
약물에 따르는 것은 술과 섹스. 도리안은 병원 약품을 훔쳐 코케인 딜러 테디(에릭 로버츠)와 물물교환을 하면서 날이 갈수록 중독증세가 심해진다.
이런 도리안이 자기 애인의 친구로 큰 비극을 겪은 아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재생을 생각하게 된다. 성인용. 베벌리센터, AMC 롤링힐스(토랜스), 유니버시티6(어바인)


‘섹스는 코미디’ (Sex is Comedy) ★★★

성에 관한 탐구자인 프랑스의 여류감독 카트린 브레야의 성에 관한 코미디 드라마.
영화 속 영화라는 형식을 취했는데 브레야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는 여류 감독(안 파리요)이 고상하게 굴면서 섹스 신을 거부하는 젊은 남자 배우(그레과 콜랑)를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 그의 상대역인 여배우(록산 메스퀴다)와 사실적인 섹스 신을 이루려고 애쓰는 과정을 묘사했다.
마치 프랑솨 트뤼포의 영화 ‘낮의 밤 장면’을 연상케 하지만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무덤덤한 영화다. 감독의 말을 안 듣는 남자 배우 때문에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촬영이 지연되고 이에 따른 자질구레한 부작용과 해프닝이 그려진다.
브레야는 마치 영화 만드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알려주려 하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을 알고자 하는 관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성인용. 1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칼라스는 영원하다’(Callas Forever) ★★★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실제 자기 친구였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추모하는 작품인데 세련미가 결여됐다. 큰 기대를 했는데 실망했다.
1977년 은퇴해 파리 아파트에서 칩거하고 있는 칼라스(화니 아르당)를 찾아가 재기를 권하는 사람은 칼라스의 오랜 친구이자 전 매니저 인 래리(제레미 아이언스).
래리는 칼라스를 주연으로 오페라 ‘카르멘’을 영화로 만드는데 칼라스는 자신이 과거에 녹음한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한다.
그리고 칼라스는 영화에서 상대역 호세로 나온 젊은 배우에게 마음을 빼앗기나 자기에게 다가오는 이 남자를 거부한다. 칼라스는 잠시 컴백의 희열에 빠지나 자기가 한 일이 허위라는 사실을 깨닫고 완전히 은퇴해 버린다.
칼라스와 래리의 관계에 큰 비중을 두어 초점이 빗나간 느낌이다. 칼라스는 1977년 9월 53세로 사망했다. 아르당이 멋있다.
성인용. 쇼케이스(33-934-2944), 원 콜로라도(626-744-1274), 리도(949-673-8350)


‘빛나는 잎들’ (Bright Leaves) ★★★★

제목은 연초 잎을 뜻하는데 이 영화는 북미 최대의 담배 생산지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때 대단위 연초농장을 소유했던 매클위 가문의 후손인 기록영화 감독 로스 매클위가 자기 조부의 과거와 담배에 생계를 매단 주민들의 삶을 담은 기록영화다.
매클위 가문은 한때 노스캐롤라이나 최대의 담배재벌이었으나 라이벌인 듀크 가문과의 경쟁에서 패해 몰락하고 말았다.
한때 애연가였던 감독은 담배의 해악을 얘기하는 대신 자기 집안의 과거 얘기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애연의 사연 그리고 담배농장과 주민들과 노스캐롤라이나의 생존의 상관관계를 재미있고 우습고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그는 게리 쿠퍼가 주연한 영화 ‘빛나는 잎’이 자기 가문의 얘기를 하고 있다고 내내 주장하는데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가의 부인이 그런 사실을 부인하자 크게 실망하는 내용이 코믹하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영화다. 성인용. 일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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