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틀러 총애받았던 여류감독겸 배우 리펜슈탈 작품 9편 상영

2004-1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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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일 매주말 UCLA 극장

히틀러의 총애를 받았던 배우 출신의 뛰어난 미모와 다채로운 개성의 여류 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9편이 12일부터 28일까지 매 주말 UCLA의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에서 상영된다.(문의 310-206-8013).
현대무용 댄서이기도 했던 레니는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아놀드 프랑크의 소위 ‘산 영화’(Mountain Films)에 많이 나왔는데 프랑크의 ‘피추 팔루의 백색지옥’(The White Hell of Pitz Palu·1929-13일 하오 7시30분 레니의 감독 데뷔작으로 자신이 주연도 한 ‘산 영화’인 ‘푸른 빛’ 상영에 이어 동시상영)으로 국제적 스타가 되었다.
레니는 이어 1935년 영화사에 길이 남는 획기적 업적이자 그에게 나치 추종자의 낙인을 찍어준 위대한 기록 영화 ‘의지의 승리’(Triumph of the Will-20일 하오 7시30분 상영. 이어 두 남자 사이에서 사랑의 고민을 하는 여인의 멜로 드라마 ‘저지’ Tiefland 상영)를 감독했다. 이 영화는 히틀러의 부탁으로 만들었는데 1934년 누렘버그에서 열린 나치 전당대회를 찍은 강렬한 작품이다.
이 영화와 함께 레니의 또 다른 걸작인 2부작 ‘올림피아’(Olympia·1938-28일 하오 7시, 상영시간 206분)를 감독했는데 이 영화는 손기정이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한 베를린 올림픽을 찍은 기록영화다.
레니는 비록 종전 후 전범으로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나치스와의 연관 때문에 사실상 이 영화를 끝으로 영화인의 삶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는 그 뒤 사진작가로 제2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누리다가 지난해 101세로 사망했다.
레니는 자신을 비정치적 예술가라고 생각해 나치 후원의 영화를 만든데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이번 회고전은 영화의 파괴적인 힘과 기록영화와 선전의 상관관계 및 미학과 이상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LA의 괴테 인스티튜트(5750 윌셔, 323-525-3388)는 레니 회고전에 맞춰 관련 행사를 갖는다.
▲‘레니 리펜슈탈: 사진작가 전시회’(11~23일)
▲기록영화 ‘레니 리펜슈탈의 멋지고 두려운 삶’(15일 하오 7시)
▲강연 ‘개인적 레니’(17일 하오 7시). 전시회는 무료. 영화 상영은 5달러 도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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