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집으로 여유 있게 줄여가는 준비

2004-1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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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싼 집을 소유한 많은 분들 중에 집을 팔고 조그만 주택이나 타운홈으로 이사하겠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이렇게 작은 집으로 줄여가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부분은 연세가 많아 은퇴준비를 하려는 분들과 집값이 최고로 올랐을 때 큰 이익을 남기고 팔려는 분들, 그리고 자녀들이 성장하여 집을 떠나고 난후 큰 집을 관리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텅 빈 집에서 노부부 둘이서 살자니 마음이 허전하기도 하여 팔려는 분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큰 집에서 줄곧 살다가 갑자기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다보면, 문득 작은 공간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왠지 줄여가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이 서글퍼지기도 하여 주택을 옮기려는 결정을 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즉 마음만 있지 실제로 결정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되어, 대체로 그런 생각이 처음 들기 시작한 이후로 적어도 2~3년은 더 걸려서야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아마도 그것은 누구에게서나 공통적 일수 밖에 없는 ‘충격 흡수의 시간’이 요구되어지기 때문 일 것이다.
그렇게 한 과정을 지난 다음 언젠가는 결정이 되겠지만, 안타까운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 다 지나버릴까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그때는 무릎을 치며 “때를 놓쳤네!” “막차를 탔네!” 하며 한탄 하게 되지만, 이미 내가 내리려고 하거나 타려고 하는 차는 떠나 버리고 난 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부부가 서로에게 “내가 하자고 할 때 결정하였으면 좋았을 텐데..” 라며 책임을 추궁하는 모습들을 보기도 하는데, 결코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독일 철학자 ‘칸트’의 말에 의하면 ‘인격이란, 책임 능력이다’ 라는 말도 있다.
즉,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 자체가 ‘내가 대답한다’라는 뜻을 갖고 있으므로, 집 주인인 남편과 아내에게 공동으로 반반의 책임이 있다고 보아 어느 한쪽에 추궁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한쪽의 결정을 조금더 기다려 주는 넓은 아량과 깊은 사랑으로 여유 있게 이해하여 주면 그 역시 좋은 준비의 일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동차도 고급차를 타던 사람이 갑자기 작은 차로 바꾸기가 힘든데, 집의 경우에는 줄여간다는 결정이 더더욱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와 다짐을 하기위한 충격 흡수의 시간이 사람에 따라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에 필자는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가겠다는 분들에게는 먼저 시간을 갖고 깊이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곧바로 작은 집으로 줄여가기 보다는 한 단계 밑인 중간 집을 거쳐 가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라고 권하기도 한다.
한편, 성공적으로 재산을 늘려가는 알찬 고객들의 경우를 주위에서 눈여겨 살펴보면, 그들은 실질적인 경제의 흐름을 간파하는 것이 보통사람들 보다는 어느 정도 미리 앞서 판단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많이 앞서 간다는 뜻은 아니다. 아주 약간의 차이 일 뿐이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의 미래를 보는 안목과 결단력은 여유 속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케니 김

(909)348-0471(x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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