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깨 이야기

2004-11-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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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으면 더욱 고소하고 달콤

참깨는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항상 접하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는 TV 프로그램 중에도 ‘Sesame Street’ 라는 프로가 있는가 하면,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먹는 햄버거에는 빵 위에도 참깨가 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깨소금’이라는 양념이 있을 정도로 소금이 들어가는 많은 음식에 참깨가 함께 사용되고, 기름으로 짠 참기름의 용도 또한 깨소금만큼이나 중요하고 다양하다. 이렇게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이 섭취하게 되는 것이 바로 참깨이다. 참깨는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1억200파운드가 섭취되었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이 햄버거용 빵 및 다른 빵과 과자와 함께 섭취된 것이라고 한다.


각종 식품·조미료로 사용 기름을 짜서 쓰기도
칼슘등 풍부한 고단백질 식품 …콜레스테롤 전무



참깨는 아시아(인도)와 동아프리카(이집트)가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호마라고도 부르며 영어로는 세서미(sesame) 혹은 베니(benne)라고 부르고 한의학에서는 흑지마라고 부른다. 다른 재배작물과 마찬가지로 참깨 또한 많은 수의 품종이 있다.
참고로 우리가 먹는 깻잎은 참깨의 잎이 아닌 들깨의 잎이다. 참깨의 씨는 한 쪽 끝이 뾰족하고, 들깨는 동글동글한 그 모양부터 다르며, 맛도 다르고, 밭에서 재배할 때의 모습도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쉽다. 참깨의 꽃은 한여름에 피고 열매는 원기둥 모양이며, 씨는 흰색, 누런색, 검은색 등이 있다.
참깨는 가장 오래된 조미료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또한 기름을 짜낸 곡물 중 첫번째 곡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참깨로 참기름을 짜서 참깨 케이크, 와인, 브랜디, 화장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500년부터 참깨를 약으로 사용했으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보물을 감춰둔 동굴을 열 때 사용한 암호가 ‘열려라 참깨’였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신비한 힘이 있다고 여겨졌던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참깨의 열매가 다 익으면 탁 터지면서 횡으로 벌어지는 모양에서, 활짝 열리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다.
한국에는 정확히 언제 들어왔는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통일신라시대 때의 기록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약 5,000년 전부터 참깨를 사용했다고 한다.
참깨는 사용 용도가 매우 광범위한데, 지중해 음식을 비롯한 서양 음식에서는 견과류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고, 한국에서는 각종 식품과 조미료로 사용되며, 참기름을 짜내 사용하고, 기름 짜고 남은 깻묵은 사료나 비료로 사용한다. 또한 한방에서는 흑지마라고 하여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참깨의 맛은 고소한 맛의 대명사로 사용되기 때문에 흔히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깨가 쏟아진다’는 말로 신혼 재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땅콩이나 아몬드처럼 고소한 맛 외에도 달콤한 향이 나고, 서양인들은 참깨의 맛을 우유나 버터의 맛에 비교하기도 한다. 참깨의 맛과 향은 볶았을 때 더욱 고소함과 달콤함이 강해지기 때문에 대개 볶아서 먹는다.
참깨는 칼슘과 비타민B, 비타민E, 철분, 아연이 풍부하고 고단백질 식품이며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 특별히 전 세계적으로는 아시아와 중동, 지중해 지역 음식에 많이 사용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참깨를 ‘베니(benne)’라고 부르는데 지금도 미 남부지방에서는 참깨를 베니라고 부른다. 지중해 음식에서 참깨는 달콤한 음식이나 디저트에 많이 사용된다. 견과류와 비슷한 고소한 맛이 아이스크림, 쿠키, 케이크, 머핀, 빵, 초컬릿 등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특히 초컬릿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초컬릿과 참깨의 조화를 맛본 후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로 그 맛에 반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참깨는 샐러드나 국수 종류, 닭고기 요리, 돼지고기 요리, 각종 야채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참깨의 용도는 기름으로 이용하는 경우와 참깨 그대로 단백질과 기름을 함께 이용하는 형태, 그리고 깻묵을 이용하는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름용은 용제로 추출하여 샐러드유로 이용하는 경우와 고온에 볶아서 식탁의 조미유나 라면 조미유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볶지 않고 압착 착유한 기름은 완화제, 연고, 해독제로 이용된다.
단백질과 기름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는 볶음통깨, 깨소금, 깨강정, 깨죽, 떡고물, 제과 등에 쓰이며, 깻묵은 사료나 유기질 비료로 쓰인다. 한 때 비누나 화장품공업에 이용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가격부담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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