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4-10-15 (금)
크게 작게
‘Z채널: 위대한 집념’
(Z Channel: A Magnificent Obsession) ★★★★

4반세기 전 LA 일대에 보기 드문 미국과 유럽 걸작 영화와 컬트영화들을 방영했던 페이 TV Z채널의 천재적 프로그래머 제리 하비의 짧은 생을 그린 배울 점이 많은 기록영화.
기자도 한 때 이 채널을 봤는데 하비는 과감하게 수시간짜리 디렉터스 컷과 흥행서 참패한 영화 및 극장과 일반 TV에서 전연 찾아볼 수 없는 유럽과 미국의 아트 필름 등을 내보냈다.
이 채널은 지금도 많은 영화 감독과 제작자 및 배우들 그리고 영화사 간부들이 찬양을 보내고 있는 귀중한 채널이었으나 HBO와 쇼타임 등 막강한 재력을 지닌 케이블 TV에 밀려 결국 방영을 중단하고 말았다.
하비는 1980~1988년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는데 Z채널이 위기에 몰리면서 아내를 총으로 사살하고 자살했다. 그를 아는 기자와 영화인들의 인터뷰와 영화 클립들을 사용해 만들었다.
성인용. 선셋 5.


‘마지막 컷’
(Final Cut)★★★


인간의 기억을 놓고 수리수리 마수리 하면서 지적 장난을 치는 공상 과학 스릴러. 때는 미래. 조이라 불리는 칩을 태아에 이식하면 이 칩은 당사자가 출생부터 사망까지 본 모든 것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앨란(로빈 윌리엄스)은 장례식을 위해 칩의 기록을 편집한 뒤 한 사람의 삶을 단편영화로 만드는 인류 편집자. 그는 칩에서 나쁜 기록들은 잘라내고 좋은 것들만 선택해 편집, 죽은 자를 선인으로 만드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어릴 때 친구를 죽게 만든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앨란이 자기가 맡은 칩 제조회사 고급 간부의 조이를 편집하다 거기서 어릴 때 죽은 친구가 어른이 돼 살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앨란은 이 사람을 찾아 나선다.
한편 앨란은 반조이 그룹에 의해 쫓기면서 생명마저 위협을 받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잘 살리지 못한 영화이나 B무비의 흥미는 있다.
PG-13, AMC 전극장.


‘천벌’ (Tarnation)

젊은 감독 조나산 카우넷이 자기 집의 각종 기록과 사진과 물건 및 필름 등을 사용해 정신병력이 있는 자기 가족과 자신과의 삶을 상세히 기록한 실험적인 자화상. 감독은 11세 때부터 비디오 카메라를 빌려 자기 삶을 찍기 시작했는데 영화는 감독이 약물중독자인 어머니의 모습을 비디오로 기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조나산은 성장하면서 감정적으로 자신과 멀어지는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나 반면 어머니와는 동정적으로 연결된다.
이 영화는 조나산의 조부모에서부터 시작해 어머니와 자신에 이르기까지 가족 3대를 가로지는 개인적인 정신적 손상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과격하다 못해 사이코에 가까운 사람들로 현실을 제대로 파악 못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충격적으로 기록했다. 전기충격 치료요법, 강간, 법에 의한 어머니와 아들의 강제 분리 및 양부모의 심리적 학대 등이 상세히 묘사된다. 각종 영화제서 격찬을 받았다. 성인용. 21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힐사이드 교살자’
(Hillside Strangler) ★★½

1970년대 후반 LA를 공포 속에 몰아 넣었던 사촌간인 두 남자의 연쇄살인 사건을 야하고 블랙 코미디식으로 다룬 범죄 영화.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며 성적으로도 매우 노골적인 싸구려 영화. 정신적으로 불안한 켄 비안키는 변태성욕자. 켄이 LA에 사는 짐승 같은 사촌 안젤로 집에 유숙하면서 둘은 핌프 노릇을 시작해 돈을 번다.
그러나 이 사업이 라이벌 갱에 의해 파탄이 나면서 둘은 심심파적으로 창녀를 비롯한 젊은 여자들을 밤에 거리에서 픽업해 집으로 끌고 와 고문과 성적 학대 끝에 살해한다.
살인에서 쾌감을 얻는 둘은 실제로 15명의 여자를 살해했는데 영화는 그 중 5~6것의 교살을 끔찍하게 재연한다.
안젤로역의 닉 투투로가 불독 같은 연기를 한다.
성인용. 일부 지역.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빌리 와일더 감독의 요절복통할 1959년작 흑백 코미디로 이보다 더 우스운 영화는 없다.
금주령 시대 시카고의 가난한 두 밴드 악사(토니 커티스와 잭 레몬)가 유명한 갱들의 살육전인 ‘성발렌타인스 데이 대살육’을 목격한 뒤 도주한다.
이들은 여장을 하고 캘리포니아로 연주하러 가는 여성 밴드에 가입한다.
그런데 커티스가 밴드의 섹시한 가수 마릴린 먼로에게 반하면서 남장했다 여장했다 하느라 분주하다. 한편 레몬은 돈 많은 늙은이(조 E. 브라운)의 끈질긴 구애 때문에 골치를 썩인다. 라스트 신의 대사는 영화사에 길이 남는 것.



‘어둠 속의 총성’
(A Shot in the Dark)

파리의 서툰 형사 클루조의 배꼽 빠지게 우스운 코미디. 고 피터 셀러즈의 연기와 대사 등이 모두 일류다. 1964년작. 15일 하오 7시30분부터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323-857-6010)


‘감추어진 에이스’ (Ace in the Hole·1951)

빌리 와일더 감독의 흑백 걸작으로 일명 ‘빅 카니벌’(The Big Carnival). 특종을 노리는 몰락한 신문기자(커크 더글러스)가 지하에 갇힌 사람의 구조활동을 혼자 극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인명은 돌보지 않고 이 사건을 자기 목적을 위해 교묘히 이용한다. 언론의 윤리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 냉소적인 드라마로 더글러스의 연기가 뛰어나다.


‘잃어버린 주말’ (Lost Weekend·1945)

역시 빌리 와일더 감독의 흑백 영화로 알콜 중독자의 재기의 몸부림을 그린 좋은 작품. 작가인 레이 밀랜드가 사랑하는 여인(제인 와이맨)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알콜 중독을 이겨내지 못해 몸부림친다. 오스카 작품, 감독. 주연남우, 각본상 수상. 15~16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