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려한 대하서사극 명장 비스콘티 회고전

2004-10-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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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집념’등 18편 상영
오늘부터 11월3일까지, UCLA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

대하 서사극 스타일의 내용과 서술 방식에 오페라적 화려한 시각미를 섞어 역사적 이야기와 문학작품을 많이 영상화한 이탈리아의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1906~76)의 회고전이 8일부터 11월3일까지 UCLA의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에서 열린다.
미세한 것에까지 정성을 들인 눈부시게 화려한 걸작 시대극들과 함께 때로는 성격에 결함이 있는 인물들의 현대적 이야기도 잘 만든 비스콘티의 영화는 보기에 아름답고 내용은 심오하다.
그는 과감한 감독으로 유럽과 미국의 빅 스타들을 많이 써 영화를 만들었는데 알랭 들롱, 버트 랭카스터, 더크 보가드,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로미 슈나이더, 실바나 망가노,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등이 대표적 명배우들. 비스콘티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귀족 태생으로 호사스런 생활을 즐기다가 1930년대 중반 파리를 방문했을 때 장 르누아르 감독의 영향을 받아 귀국해 영화와 좌파정치에 몸을 맡겼다.
이런 배경 때문에 그의 영화 속에는 전통과 현대의 긴장감이 늘 팽팽하게 담겨 있다. 이 대결의식은 영화에서 종종 우아함과 방종(방종과 타락의 걸작 ‘센소’와 ‘백야’가 17일 하오 2시부터 동시상영)의 병행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는 모순의 감독이었다.
그의 데뷔작으로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선구자적 영화인 ‘집념’(Ossessione·9일 하오 7시30분 ‘영광의 날들’과 동시상영)은 유럽의 필름 느와르 영화로 그는 초기의 네오 리얼리즘에서 점차로 오페라적 스타일의 방대하고 화려한 영화로 옮겨갔다.
이번 회고전에는 버트 랭카스터가 주연한 180분짜리 화려한 대하 시대극 ‘표범’(The Leopard·1963)과 더크 보가드가 주연한 절대미에 관한 집념적 탐구를 그린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29일 하오 7시30분 ‘대화편’과 동시상영), 알랭 들롱이 나오는 180분짜리 네오 리얼리즘 수법의 뛰어난 인간연민의 드라마 ‘로코와 그의 형제들’(Rocco and His Brothers·20일 하오 7시30분) 등이 상영된다.
이밖에도 좀처럼 보기 힘든 ‘벨리시마’(Bellissima·15일 하오 7시30분)와 ‘산드라’(Sandra·27일 하오 7시30분 ‘직업’과 동시상영), 카뮈 소설이 원작인 ‘이방인’(The Stranger·24일 하오 7시 ‘순진한 생명’과 동시상영) 및 238분짜리 걸작 시대극 ‘루드빅’(Ludwig·11월3일 하오 7시30분) 등 모두 18편이 상영된다.
(310)206-8013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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