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매 활용하면 ‘결실의 기쁨’만끽

2004-10-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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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 묻어나는 소재들

억새풀·주황색 꽈리로 풍요로운 멋 나타내

가을 꽃꽂이는 꽃도 좋지만 결실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열매 종류가 제격이다. ‘초이스 플라워’(대표 박준우)와 ‘파라다이스 가든’(대표 스캇 리)에 들어서면 고추, 새끼호박, 꽈리가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 오렌지베리, 로즈힙 등 작은 열매가 많이 달린 꽃꽂이용 가지, 단풍이 든 크로톤 잎이나 떡갈잎, 갈대와 억새 등 가을정취가 듬뿍 묻어나는 소재들이 가득하다.
초이스 플라워 박인화씨는 “억새풀과 주황색 꽈리, 노랗고 붉은 고추가 매달린 나뭇가지는 수확의 계절 풍요로운 멋을 내고 누렇게 익은 새끼호박, 옥수수 등의 열매는 농익은 가을을 보여준다”고 조언한다.
열매 소재를 활용할 때는 장미, 튤립, 백합과 같은 꽃이 슬며시 주인의 자리를 내주어 필러의 역할을 하는데, 열매의 크기나 색에 따라 곁들이는 꽃을 고르면 실패할 염려가 없다. 아주 작은 열매가 많이 달린 소재에는 장미, 해바라기, 카네이션, 국화 등 큰 꽃들이 잘 어울리고, 호박, 감 등 열매가 큰 가지에는 크고 작은 꽃을 같이 꽂아 변화를 주면 보기 좋다.
오렌지와 바이올렛 꽃잎이 섞인 극락조화(Birds of Paradise)도 가을꽃꽂이의 소재로 그만이다. ‘사랑을 위해 멋을 부린 남자’라는 꽃말을 지닌 극락조화는 가을꽃꽂이의 멋진 포인트다. 오렌지와 바이올렛 꽃잎이 신비로움을 주는 극락조화를 침대 머리맡에 두면, 천국의 새가 방안으로 날라들 것만 같다.
들국화, 단풍, 억새풀처럼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의 끝머리엔 갈꽃이 있다.
가을꽃꽂이의 감초격인 갈대는 갈색이라는 가을색의 여운에 가장 걸맞아 마지막 가을 여심을 자극한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의 모습을 ‘여자의 마음’에 비유하지만, 갈대처럼 가을향기와 색채로 주변을 가득 채우는 소재도 드물다. 갈대는 햇살이 막 비치는 여름이면 은빛을 발산해 ‘은갈꽃’이라 불리고 해질 무렵이면 갈대꽃 머리에 붉은 빛이 돌아 ‘금갈대’라고 불린다.



바구니, 질그릇, 넓적한 자기
등 색다른 화기 이용

대바구니 코르누코피아로 멋진 식탁 장식

가을에는 ‘코르누코피아(Cornucopia)’에 꽃꽂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코르누코피아는 그리이스 신화에 등장하는 풍요의 뿔.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절이면 뿔처럼 생긴 대나무 바구니에 꽃, 과일, 곡식을 가득 담은 코르누코피아를 테이블 센터피스로 활용해 풍성한 가을 식탁을 연출한다.
코르누코피아 꽃꽂이는 오렌지색 거베라 데이지와 노란 페루백합, 청동빛이 감도는 팜판을 뿔 모양의 바구니에 흘러내리듯 배열하고 야생풀 종류로 액센트를 주면 보기만 해도 풍성하다.
좀더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보라색 계열의 벨플라워(용담)나 데이지 팜, 미니 카네이션 등으로 꽃꽂이를 하면 기분전환이 된다.
이외에도 녹슨 배스킷에 노랗고 청동빛이 나는 데이지를 한아름 꽂거나, 평범한 철재 물뿌리개에 노란 칼라와 부들개지를 꽂고 리번을 달면 색다른 분위기의 가을을 느낄 수 있으며, 널찍한 사각 자기에 대여섯 개의 돌을 집어넣고 물을 적당한 높이로 담은 후 그 위에 단풍잎이나 꽃잎을 띄우기만 해도 좋다.
또, 홍시가 된 까치밥이나 미니어처 인디언 옥수수 등 작은 열매 가지가 있다면 그릇 주위에 살짝 둘러주기만 해도 운치 있는 가을을 즐길 수 있다.
핼로윈이나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친지나 이웃에 가을색이 가득한 바구니를 선물하고 싶다면, 오렌지색 장미와 노란 칼라나 국화 등 핫핑크, 퍼플, 노랑, 다홍빛을 발하는 갖가지 꽃을 풍성하게 배열하면 가을 느낌이 살아난다. 또 꽃, 과일,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를 사이사이 배열하고 옥수수, 감이나 밤송이, 석류 등을 곁들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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