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2)

2004-10-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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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삶’ (Almost Peaceful)★★★★(5개 만점)

2차대전 직후의 파리의 양복점 거리에 사는 유대인들의 삶을 조용하고 사려 깊이 고찰한 내적 힘을 지닌 훌륭한 프랑스 영화다.
여자 옷을 만드는 공장 겸 집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어린 두 남매와 함께 사는 주인공 알베르와 그가 고용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를 통해 지옥 같은 삶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의 생명을 예찬하고 있다.
대부분의 홀로코스트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는 대신 거기서 살아 남은 사람들이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의 그림자 밑에서 삶을 다시 시작하고 또 행복의 불꽃을 재점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차분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나치 수용소서 온 가족을 잃은 남자와 실종된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 등이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과거와 직면하는 이야기가 부드럽고 슬프며 또 매력적으로 서술된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 5(818-981-9811)


‘강을 거슬러: 존 케리의 긴 전쟁’
(Going Upriver: The Long War of John Kerry) ★★★★


11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존 케리와 조지 부시의 군인 시절 활동을 둘러싸고 진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케리의 베트남전 복무와 제대 후 반전투사가 된 과정을 차분하면서 매우 감정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영화다.
부동표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면 당장 케리에게 마음이 돌아설 정도로 케리를 인간적이자 영웅적인 사람으로 묘사했다.
케리가 부하들과 함께 스위프트 보트를 타고 메콩강을 정찰하면서 겪은 전쟁 경험과 귀국 후 반전 베트남 재향군인 조직의 일원으로 의회 증언 등을 통해 맹렬한 반전운동을 벌인 기록이 상세히 수록됐다.
1971년 이 그룹이 워싱턴서 벌인 반전 시위를 통해 케리가 어떻게 지도자로 부상했는지를 보여준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의 유사성과 무모함을 깨닫게 된다.
성인용. 일부지역.


‘결혼’(Tying the Knot)

동성결혼을 다룬 기록영화로 이 결혼의 합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봉되는 시의 적절한 작품.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진전 과정과 함께 2개의 케이스 히스토리를 드라마화 하면서 수많은 상치된 법적 해석으로 애를 먹고 있는 동성애자들의 고충을 다루었다. 감독은 이와 함께 전통적 결혼제도에 관해 살펴보면서 과연 동성결혼의 합법화가 전통적 결혼의 신성함을 위협하는가 하는 문제도 살펴보았다. 플로리다에 사는 결혼한 두 여경(사진)이 받는 사회적 법적 부당 대우와 함께 오클라호마에서 22년간 동거해온 반려자가 사망한 뒤 그가 유산으로 남긴 목장을 둘러싸고 사망자의 친척을 상대로 상속에 관한 법적 대결을 벌어야했던 남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성인용. 일부 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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