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해보면 중국 요리 쉬워요 ”

2004-09-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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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비법은…
찌개를 잘 끓이고 파스타도 맛있게 만들어내는 요리 박사 당신일지라도 중국 요리 하면 왠지 꼬리를 내리진 않는지. 많은 중국 레스토랑 요리사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 요리만큼 하기 쉬운 음식도 정말 없다고.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의 미묘한 맛을 만들어내는 당신이 탕수육 하나 제대로 맛을 못 낸대서야 어디 말이 되겠는가. 문제는 적당한 조리 도구, 신선한 재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이다. 어린 시절 최고의 외식 메뉴였던 탕수육, 란자완스, 라조기. 이보다 더한 호사는 없었다. 중국인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인지라 중국 마켓에 가면 중국 요리에 들어가는 다양한 재료를 본토에서만큼 자유롭게 구할 수 있다. 유진 캥즈, 노냐, 왁케이노 등 LA의 대표적인 중국 레스토랑 셰프들로부터 전해들은 중국 요리의 비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불필요한 것들 다 빼고 말 그대로 알짜배기 중국 요리 비법을 요약해 봤다. 이 일반적인 노하우는 어떤 소재에 적용해도 된다.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를 맛깔스런 중국 요리는 해삼탕일까 전가복일까.


팬은 조금 큰 것이 다목적
재료 단단히 잡고 칼날 수직되게
센 불에서 튀기듯 볶는게 기술

■ 중국 요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조리 도구, 중화 팬
어느 중국식당 키친에서든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중화 팬(Wok)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중화 팬은 12개의 냄비와 팬을 대신할 정도로 매우 기능적인 다목적 조리기구. 대부분의 중국요리들은 중화 팬을 사용하면 만사 오케이다. 볶음, 팬 프라잉, 튀김, 데치기, 뭉근히 삶기, 심지어 찜까지 할 수 있으니 말 다했지.
중화 팬은 다양한 크기와 재질이 있다. 만약 중국 요리 초보자라면 요리 도중 눌러 붙지 않는 팬을 구입하도록 하자.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보다 조금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후회가 없다. 전통적인 둥근 바닥의 중화 팬은 링으로 된 받침대를 놓고 가스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다.


■ 중국 요리의 썰기
중국 요리의 재료들은 대체적으로 얇고 납작하게 썰면 된다. 요리에 따라 고기나 야채를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다듬겠지만 미리 썰어놓은 얇고 납작한 재료는 어떤 요리에라도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중국식 큰칼은 이 작업을 위한 최상의 도구. 하지만 어느 크기의 부엌칼도 무관하다.
재료를 다듬을 때는 단단히 잡고 칼날과 수직이 되도록 똑바로 내려 썬다.

■ 재움
요리전의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과정이다. 재료들은 짧게는 15분에서 밤새도록 냉장고안에서 재운다. 굴 소스, 소금, 설탕, 전분, 기름, 참기름이 중국요리에서 음식에 향을 더하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되는 양념들. 육류, 가금류, 해산물 등에 이런 재료를 첨가해 냉장고에 넣어 재운다.

■ 센 불에서 볶기
중국요리의 가장 흔한 기술은 센 불에서 튀기듯이 볶는 것이다. 모든 재료가 골고루 잘 익도록 요리하는 동안 계속 뒤섞고 살짝 공중에 띄우듯이 팬을 흔들어준다.
처음에야 재료들을 모두 주변에 흐트러뜨리겠지만 여러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이렇게 간단하고 빠른 요리 방법으로 모든 음식은 색상과 독특한 맛, 원재료의 질, 풍부한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 조리 과정
1) 모든 재료들을 얇고 납작하게 썰어 한쪽에 모아둔다.
2) 고기를 재우고 야채를 준비한다. 어떤 야채는 미리 익혀놓는다.
3) 소스를 준비한다. 직접 만들어도 좋겠지만 마켓에서 팔고 있는 것들 가운데 그냥 포장만 뜯어 사용해도 되는 것들을 이용하면 간편하다.
4) 중화 팬을 뜨겁게 달군다. 식용유를 두른 다음 요리과정을 따라 재료들을 넣는다. 일반적으로 향신료인 마늘, 생강, 파가 첫 번째로 조리된다. 그 향이 퍼질 때까지 몇 초간 볶아준다.
5) 다음단계는 주요 재료인 고기류나 해산물을 넣고 익을 때까지 볶아내는 것이다.
6) 다양한 야채와 소스는 요리의 마지막에 넣는다. 익을 때까지 계속 볶는다.
7) 가끔 향과 재료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전분 가루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분 가루를 물에 풀어 넣어주면 걸쭉한 느낌이 드는 근사한 중국 요리가 완성된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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