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더러운 수치 ‘ ★★★

2004-0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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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괴망측한 영화의 제1인자로 볼티모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 워터스의 야하기 짝이 없는 섹스 풍자극. 상상을 초월하도록 황당무계하고 조잡하고 냄새나는 우리들의 성적 행위와 기호에 관한 냉소적인 영화다.
향수를 느끼게 만드는 쓰레기 같은 코미디인데 너무나 난잡하고 역겨워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깔깔대고 웃게 된다. 워터스의 초기작 ‘핑크 플라밍고’를 연상케 한다.
‘섹스 좀비의 습격’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영화로 정상적인 사람들이 머리에 충격을 받은 뒤로 섹스광이 되면서 한 작은 마을이 온통 이들 섹스 미치광이들에 의해 난장판 섹스행위의 공연장으로 돌변한다.
주인공은 섹스 구세주를 자처하는 레이-레이(자니 낙스빌)와 젖가슴이 남산만한 섹스광 딸을 가진 부엌데기 가정주부 실비아(트레이시 울만). 그런데 실비아가 머리에 충격을 받고 나서 레이-레이의 섹스 제자가 된다.
실비아는 충격에서 깨어났다 다시 머리를 다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섹스광 신도가 되었다가 다시 이 섹스광들과 대결하는 청교도적 마을 사람들과 한편이 되느라 갈팡질팡한다.
특수효과와 과격한 촬영을 동원해 섹스에 굶주린 사람들의 모습을 배꼽 빠지도록 우습게 묘사하고 있는데 기독교 신자들이 보면 신성모독 죄로 워터스를 하늘에 고발할 것이다. 성적인 것과 성행위를 상징하는 온갖 언어와 동작으로 시종일관하는데 한 마디로 말해 변태성욕자의 환상이라고 할 만하다.
워터스는 성의 자유를 못 참는 사람들을 비웃고 유린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윤리의 허위성에 오물을 쏟아 붓고 있다. 울만이 광적으로 열연하고 있고 패트리샤 허스트가 캐미오로 나온다.
한마디 긴 농담 같은 영화로 NC-17등급(16세 이하 관람불가)을 받아 논란이 되었다.
선셋 5(323-848-3500), 파빌리언(310-281-8223)등 일부 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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