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구입보다 어려운 주택 리스’

2004-09-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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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큰 회사 중역이 미국 지사로 발령을 받아 LA에 왔다.

자녀들의 교육과 좋은 주거 환경을 고려해서 주택 가격이 상당히 높은 지역에 주택 리스를 알아봤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임대 신청서(lease application)를 제출하는데 리스팅 에이전트는 크레딧 리포트를 요구했다.
그 손님은 한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회사중 하나의 중역이었지만, 미국에서의 크레딧은 전혀 없었다. 회사 소개서, 회사에서 그를 위해 써준 편지, 손님을 대변하는 리싱 에이전트 (leasing agent)가 손님을 소개해 주는 편지를 보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팅 에이전트는 미국에서 크레딧이 없음을 불안해 했다.
결국 1년의 리스를 하는데 시큐리티 디파짓(security deposit) 에다가 6개월치 렌트 디파짓을 먼저 낼 것을 제안했다.
이 6개월의 렌트 선불은 처음 6개월의 렌트가 아니라 후반부 6개월의 렌트였다. 처음 6개월은 달마다 렌트를 내기로 하였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처음 6개월 동안 렌트를 잘 안내더라도 6개월치 렌트를 담보로 잡고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시 시큐리티 디파짓, 후반부 6개월치 선물 렌트, 그리고 첫달 치 렌트를 낸 후에 입주를 하게 되었다. 임대 협상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되었고 끊임없는 팩스와 전화 통화가 오고 갔다.
그래도 이 경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 경우이다. 많은 경우 크레딧이 없으면 주인이 고려를 하지 않는다. 만일 손님이 렌트를 안내면, 또는 집을 파손했을 때는 손해보는 사람은 바로 주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무엇이든지 소유를 하고 있는 자에게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렌트를 안낸다고 해도 즉각 쫓아낼 수가 없다. 현재의 테넌트를 강제로 나가게(eviction)하기위해 법정으로 가야하며 그 수속을 밟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한 백인 친구는 조금 아는 사람이라고 크레딧과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도 안하고 자신의 아파트에 렌트를 주었다가 렌트도 못 받고, 그 테넌트를 나가게 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였다. 나간 뒤에 그 아파트에 가보니 거의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켜 버린 것을 발견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테넌트는 전에 살던 곳에서도 그런 짓을 해 왔던 전례가 있었다.
많은 경우 주택 리스는 주택 구입보다 더 어렵다. 주택 구입은 집 주인이 바이어에게 팔아버리면 끝이 나지만 리스는 리스가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신경이 쓰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의 입장에서는 집을 보여주고, 서류를 만들고, 협상을 하는 것에 대한 시간과 에너지는 주택 구입과 거의 비슷하게 드는데, 커미션은 거의 없는 주택 리스를 꺼려할 수 있다.
주택 리스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크레딧은 물론이고, 좋은 직장에서의 보증서, 때로는 재정 보고서(financial statement)까지 보여 주어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주택 리스의 필요성을 심각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위의 손님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몇년 머물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리스를 해야만 하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한곳에 오래 거주를 할 계획이고, 리스를 해야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 한달에 많은 돈을 주택 렌트에 지출하고 있다면 주택 구입을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학정<뉴스타 부동산 부사장-사우스베이 지점>(310)619-1191
www.TeamTorra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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