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울슬로(Coleslaw) 이야기

2004-09-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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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샐러드로 맛 비슷

미국 대도시 큰 공장서 각 업소 공급
레서피 수십가지이나 드레싱등 따라 달라
섬유질 거의 없고 염분·지방 수치 높아
드레싱, 마요네즈 대신 요거트 사용을

코울슬로(Coleslaw)라고 하면 KFC 등의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튀김닭을 사서 먹을 때 함께 먹는 양배추 무침이 생각날 것이다. 코울슬로는 마치 한인들이 김치를 먹듯이, 미국인들이 주식을 먹을 때 함께 먹는 간편한 샐러드의 일종이다. 아주 고급 레스토랑이나 마켓을 제외하고는 코울슬로의 맛은 대부분 다 비슷비슷하다. 이는 미국의 대도시 근처에 커다란 코울슬로 공장이 있어서 각 업소에 매일매일 같은 것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코울슬로 라는 이름은 네덜란드어로 양배추를 뜻하는 kool 과 샐러드를 뜻하는 sla 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양배추 샐러드라는 뜻이다. 재미있는 점은 영어로 번역이 되면서 ‘kool sla’가 ‘cole slaw’가 되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cold slaw’ 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코울슬로는 영어권에서는 차가운 샐러드이지만, 오리지널 네덜란드의 양배추 샐러드인 kool sla는 따뜻하게 먹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코울슬로가 이렇듯 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반찬이 된 것은 뉴욕시 소재 한 델리의 주인인 리차드 헬만이 1903년에 병에 담은 마요네즈의 포뮬라를 발명해내고 1912년부터 판촉 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마요네즈 병조림의 발명으로 인해 미국인들의 식생활이 매우 간편해졌으며, 다진 양배추의 드레싱으로 사용되면서, 햄버거, 샌드위치, 닭튀김, 생선튀김, 바비큐 등과 함께 먹는 간편한 샐러드로 코울슬로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코울슬로의 특징 중 하나는, 미국 남부, 북부, 동부, 서부 할 것 없이 전국 어디서나 그 맛이 비슷하고 전국적으로 누구나 다 즐겨먹는 샐러드라는 점이다. 물론 코울슬로의 레서피는 수십가지에 달하지만, 지방적 특색이 있다기보다는 양배추와 마요네즈 외에 다른 여러가지 재료 중 무엇을 넣는가와 드레싱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다른 종류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맛있는 코울슬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배추를 알맞은 크기로 잘 다지는 기술이 절대적이다.
알맞은 크기로 다진 양배추에는 집에서 만든 마요네즈와 소금, 그리고 굵게 간 후추만 넣어도 심플하면서도 매우 고급스럽고 맛있는 코울슬로를 즐길 수 있다.
좋은 코울슬로에서 다진 양배추의 길이는 1인치를 넘어서는 안되며, 너비는 1/4인치를 넘지 않아야 하고, 너무 길고 가늘게 다지면 맛이 덜해진다. 양배추 잎의 두께 또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커다란 양배추는 두꺼운 잎이 많지만, 크기가 작은 양배추는 겉을 덮고 있는 두꺼운 잎이 훨씬 적기 때문에, 맛있는 코울슬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양배추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수십가지가 넘는 코울슬로의 종류를 크게 네가지로 구분해보면, ▲달콤한(sweet) 코울슬로에는 파인애플, 사과, 건포도 등의 과일과 때로 땅콩이 들어가기도 한다. ▲새콤한(tart) 코울슬로는 드레싱에 식초가 사용되는데, 주로 생선튀김 요리와 함께 서브된다. ▲매콤한(spicy) 코울슬로에는 머스타드, 혹은 양고추냉이가 드레싱에 사용되며 다진 양파와 피망이 첨가된다. ▲이색적인(exotic) 코울슬로는 양배추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야채와 과일들이 양배추처럼 잘게 다져져서 함께 드레싱에 버무려 먹기 때문에 코울슬로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다.

■ 영양분

보통 코울슬로 1/4 컵을 1인분이라고 하는데, 패스트푸드점의 코울슬로 1인분의 열량은 평균 147 칼로리이고, 그 중 지방에서 섭취되는 열량이 95 칼로리이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1일 권장량의 1.7%, 염분은 11.1%, 탄수화물은 4.3%, 단백질은 2.9%가 함유되어 있어서, 샐러드로는 고지방, 고염분 수치를 보인다. 특히 패스트푸드점의 코울슬로에는 섬유질이 거의 없고, 비타민A와 비타민E 또한 1일 권장량의 1%도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균형있는 식생활을 위해 권장할만한 식단이라고 하기 힘들다. 그러나 비타민C의 함량은 1일 권장량의 14%에 달하고, 칼슘과 철분의 함량도 높은 편이다.
코울슬로는 튀김 닭과 함께 먹을 때가 많은데, 닭다리 튀김 1개의 열량은 무려 193 칼로리에 달하고, 그 중 지방에서 섭취되는 열량이 102 칼로리이며, 콜레스테롤 함량이 20.6%, 염분 함량이 8.1%이므로, 함께 먹을 경우 지방과 염분, 그리고 콜레스테롤 섭취가 많아진다. 건강한 식생활과 맛있는 코울슬로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방 함유량이 훨씬 적은 마요네즈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마요네즈 대신 요거트 등 대체 드레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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