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레딧 나쁘다고 주택보험료 쑥 올려”

2004-08-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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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나쁘다고 주택보험료 쑥 올려”

주택보험 가입이나 갱신시 저렴한 보험료를 적용 받으려면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사 75%가 신규 가입·갱신시 요금산정 반영

소비자단체 반발

‘주택보험료 산정에 웬 크레딧 점수’
보험사들이 주택보험 신규 가입이나 갱신시 주택 소유주의 크레딧 상태를 이유로 보험료를 올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캔사스시티에 거주하는 한 주택 소유주는 최근 주택보험을 갱신하면서 무려 60%가 인상된 보험료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 주민의 경우 잦은 크레딧 조회가 문제였는데 모기지와 자동차 구입을 위해 가격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여러 회사들이 요청한 크레딧 조회수가 너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보험사들은 크레딧 조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크레딧 조회를 소비자가 대출을 늘리기 위한 시그널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보험 조사기관인 ‘코닝 리서치’사에 따르면 이같이 크레딧 점수는 물론 크레딧 조회까지 보험료 산정에 계산하는 보험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이 회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신규 가입하거나 갱신하는 자동차 보험의 95%, 주택 보험의 75%가 고객의 크레딧 상태를 보험료 심사기준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단체들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관행이 보험청구를 하지도 않은 선량한 주택 소유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택 소유주의 크레딧 상태는 보험료와 상관이 없으며 보험 청구건수가 주요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전통적으로 크레딧 점수가 좋은 고객이 보험청구 비율이 낮기 때문에 크레딧 점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크레딧이 좋은 고객에게는 보험료가 할인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시간주의 경우 주 보험국은 자동차 보험료 산정 시 고객의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새 규정을 확정, 오는 2005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미시간주 보험국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크레딧을 보험료 산정을 위한 주요 기준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 99년 이후 자동차 보험료는 45∼90%, 주택 보험료는 86∼152%나 상승했다. 미시간주는 새 규정이 발효되면 보험료가 45%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 하와이, 매서추세츠 주 등 일부 주에서는 보험사들이 일부 보험에 한해 크레딧 상태를 신청 기준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민발의안 103에 의해 자동차 보험료 산정시 고객의 크레딧 상태를 기준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주택 보험에는 아직 공식적인 법적 규제는 없는 상태다.
존 개러멘디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장은 “가주 내 보험사들에게 주택 보험료 산정시 고객의 크레딧 상태를 심사기준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청을 했다”며 “그러나 정식 법에 비해 구속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 올해 통과돼 내년부터 발효되는 연방법에 따라 소비자들은 미국내 3개 크레딧 조사기관으로부터 매년 한차례씩 크레딧 리포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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