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의 올바른 자세’

2004-08-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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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요즘 같을 때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올해도 우리 사무실에는 부동산업에 뛰어든 새내기 에이전트들이 많이 조인하고 있지만 지난 두달 사이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일부 에이전트는 사무실에 아예 모습도 보이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사무실에 나와서 할 일이 없다는 핑계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비단 한인뿐만 아니라 주류 부동산 사무실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우리 회사에 조인하는 신입 에이전트들은 3달간의 부동산 실무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한다. 부동산 세일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해서 그 복잡다단한 서류절차를 거쳐 수십만달러가 오고 가는 부동산 딜을 성공적으로 잘해 낼 수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교육과정의 마지막 순서로 필자는 선배 자격으로 20여명의 후배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한 일이 있다. 선배로서 후배 에이전트들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던 얘기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 것이다. 즉 부동산업을 천직으로 알고 풀타임으로 몸담았으면 일이 있던지 없던지, 바쁘던지 안 바쁘던지 간에 일반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사무실에 일찍 출근하고 저녁에 사무실에 들러 퇴근하는 출퇴근 자세를 끝까지 견지하라는 말이었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다보니 경기가 좋을 때나 요즘처럼 좋지 않을 때나 흔히 말하는 ‘잘 나가는’ 에이전트와 그렇지 못한 에이전트와의 차이는 이러한 기본적인 자세에서부터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자신이 부동산업을 천직으로 삼아 고객들의 부동산 관리와 재테크를 해주는 부동산 전문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 손님에게 쉽게 집을 사주고 팔아주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에 있더라도 공부하고 고객 관리하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일만으로도 우리들의 하루는 너무나 짧다.
즉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파트타임으로 슬슬 일하면서 한 건만 해도 큰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라이선스를 땄다가 막상 실무에 들어오니 생각하는 대로 잘 되지 않고 적성도 잘 맞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부동산업을 중도에 포기한 것이다.
요즘 우리 사무실에 에이전트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 이상으로 하루 10여명 이상 찾아와 명함을 건네주는 융자 브로커들의 발걸음도 뜸하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더욱 노력하고 실력을 키우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쁠 때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자기 개발과 전문성을 습득하는 일을 소홀히 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남들이 한가하게 논다고 같이 일손을 놓아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우리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좀 더 멀리 보고 좀 더 높이 보면서 언제 어떤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도 의연하고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714)726-8939

하워드 한 <콜드 웰 뱅커베스트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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