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퇴하면 어디 가서 살까?

2004-07-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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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일변도에서 다각화되는 추세
라스베가스 인근, 록키 산자락 소도시 각광

HSPACE=5

베이비 부머들의 새로운 은퇴지로 각광받고 있는 콜로라도주 포드 콜린스의 올드 타운 샤핑 구역. 편안한 한가로움이 완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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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지라면 플로리다를 생각하던 때는 옛날이다. 알래스카도 보다 활동적인 삶을 원하는 은퇴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은퇴를 해도 계속 같은 곳에 눌러 살아야 할까. 날씨좋고 집값도 저렴한 은퇴촌으로 옮겨가면 어떨까. 한인들 중에서도 은퇴가 가까워 오면서 은퇴촌 이주를 고려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 은퇴지는 플로리다. 따뜻한 날씨와 경치 좋은 바다 풍경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은퇴자들을 불러들이고 있지만 요즘은 플로리다 일변도에서 은퇴지가 다양화되고 있다.
콜로라도와 뉴 멕시코, 캐롤라이나, 심지어 알래스카의 메트로 지역도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들의 새로운 거처로 각광받고 있다.
단과 매기 덴턴 부부도 최근 은퇴 거처를 새로 옮겼다. 은퇴한 뒤 플로리다에 살았던 이 노부부는 5월부터 9월까지 계속되는 무더위도 견디기 싫었지만 악어 구경도 몇 년하고 나니 답답했다. 늙었지만 은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무료함이 싫었다. 보다 활동적인 삶을 영위할 다른 거주지가 필요했다.
이 부부가 새로 찾은 보금자리는 라스베가스 중심가에서 15마일 떨어진 핸더슨에 있는 노인촌 선 시티 앤섬. 뒷뜰 패치오 너머로 보이는 골프장의 멋진 풍경이 펼쳐졌고, 가까이 병원과 대학, 멋진 이웃들과 식당이 즐비했고, 쇼도 널렸다. 매기는 “이곳은 노인들을 위한 디즈니 월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다”고 새로 옮긴 주거지를 반긴다.
브루킹스 연구소 및 미시건 대학 인구전문가 윌리엄 프레이는 은퇴자들이 여전히 플로리다로 몰리지만 최근 다른 은퇴지와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한다. 요즘 은퇴지로 각광받는 곳들은 대학타운이나 리조트 지역, 메이저 도시 외곽 해변지역들.
미시시피주의 옥스포드, 위스콘신주 매디슨, 오리건주 메드포드와 같은 작은 도시들이 새로운 은퇴촌으로 각광받고 있고, 넓게 보면 태평양 서북부와 텍사스 힐 칸추리지역등이 인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서남부 데저트 지역과 록키 마운틴 인근은 최근 은퇴자들이 크게 몰리는 지역이다.
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네바다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가장 큰 폭(72%)으로 늘어난 주다. 뒤를 이어 알래스카(60%)와 아리조나(39%), 뉴 멕시코(30%)주도 노인 인구가 크게 늘었다.
특히 피닉스와 샌 안토니오, 덴버, 뉴멕시코주 라스 크루세스는 90년대를 통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매년 두자리 수 이상으로 급증했다.
메트로폴리탄 지역 중에서는 라스베가스 밸리 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90년대 10년 동안 노인인구가 9만9,000명에서 18만4,000명으로 거의 두배나 증가했다. 특히 핸더슨은 은퇴자들이 몰려드는 중심지로 노인들 덕분에 네바다 두 번째의 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카지노 때문이 아니라 주위의 밸리 오브 파이어 스테이트 팍, 데스 밸리등 데저트 힐 칸추리 덕분에 노인들이 이곳으로 몰린다.
콜로라도 록키 산맥의 북쪽 산기슭 포트 콜린스도 은퇴자들의 낙원으로 각광받는 곳. 로라도 주립대가 있고 자연경관이 뛰어나 은퇴지역 탑 10에 줄곧 드는 소도시다. 90년대를 통해 노인인구가 두배 이상 늘어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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