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아시스’ (Oasis) ★★★★½ (5개 만점)

2004-06-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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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버린 두 남녀의 순애보

사회가 기피하고 돌보지 않는 두 남녀의 지극하고 뜨거운 사랑의 드라마로 충격적일 정도로 감동을 주는 한국 영화다. 2002년 베니스 영화제서 이창동(각본 겸)이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고 여주인공 문소리가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강렬한 사회비판 영화이기도 한 작품의 주인공은 막 교도소서 출감한 종두(설경구). 밑바닥 인생을 사는 상소리와 폭력을 일상사로 아는 인간이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을 지녔다. 교도소에 들어간 것도 자기 형이 저지른 뺑소니 사고를 대신해 옥살이를 한 것.
종두는 출소한 뒤 용서를 빈다고 교통사고로 죽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다가 죽은 남자의 전신불구자인 젊은 딸 공주(문소리)를 만나게 된다. 피해자의 가족들의 박대에도 불구하고 종두는 이 집을 계속 방문하면서 어느덧 종두와 공주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종두는 공주를 데리고 외출을 하면서 사회의 온갖 냉대를 경험하게 된다.
두 주변 인물의 사랑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두 사람의 가족들. 그러나 종두와 공주의 사랑은 이런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깊어진다. 둘의 순수하고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은 둘을 갈라놓으려는 폭력적인 힘과 충돌하며 치열하게 타오른다. 사랑을 할 능력이 없는 사회의 도덕적 감정적 파산을 통렬하게 파헤친 걸작으로 감독의 사회가 버린 희생물을 바라보는 눈길이 분노와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카멜레온 같은 설경구와 영육을 희생시키는 듯한 문소리의 연기가 눈부시다. 성인용. 페어팩스(323-655-4010),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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