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 학교 덕분에 집값도 오르네

2004-06-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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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교육구의 대대적 학교 신축
지역 주택 가치 상승에 도움

E씨가 지난해 패사디나에 45만 달러를 주고 집을 샀던 이유는 두가지였다.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을 우선 고려했고 다음은 LA 통합교육구 지역은 피한다는 것이었다.
A씨가 올봄에 패사디나에 36만달러짜리 집을 샀던 이유도 한가지는 같았다. 좀 있으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LA 교육구의 학교에는 보내고 싶지 않았다. “자녀 교육과 학교 시스템은 집을 고르는데 있어 최우선 고려 항목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버뱅크나 글렌데일, 칼라바사스 같은 동네의 집이 고가에 잘 팔리는 이유는 이 지역 학교의 성적이 좋다는 점이 큰 몫을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한다.
“좋은 학교가 있다는 것은 동네가 좋다는 말을 의미한다”고 부동산 벤쳐 캐피탈 회사인 IHP 캐피탈 파터너스의 GU 크루거는 말한다. 학교는 그만큼 집값과 큰 연관성을 갖는다.

그러면 LA지역의 학교는 어떤가? LA통합교육구내 학교는 한마디로 실망덩어리였다. 학생 과밀로 교육환경이 나쁠 뿐 아니라 학생들의 성적도 형편없다. 지난 수십년간 이같은 오명을 떨쳐버리기 위해 학교 안팎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지만 그간의 성과는 실망스런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LA 교육구는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괄목할만한 개선을 구현시키고 있다. 아주 야심적으로 학교를 짓고 있는 것. 한인타운 인근은 물론이고 파노라마 시티, 엘세리노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신축하는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이미 LA와 밴나이스, 실버레이크 등의 많은 지역에서는 멋진 캠퍼스가 들어섰다.
무려 90억 달러를 투입, 오는 2012년까지 160개의 학교를 신축하여 학생 16만2,000명을 추가로 수용한다는 계획이며, 기존 학교들도 전 교육구에 걸쳐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
LA교육구의 학교 개선책이 신통치 못했지만 이번만큼은 워낙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데다 다각도의 교육 개선책이 시도되고 있어 기대에 부풀게 하고 있다.
새로 지은 멋진 학교 건물과 새 교과서, 에어컨, 깨끗한 화장실, 사기가 높아진 교사들. 이런 것들이 함께 위력을 발휘하여 LA의 학교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것. 실제로 최근 LA의 주택가격이 급등한 것은 교육구의 학교 신축 덕도 없지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LA교육구의 노력으로 학교가 달라지고, 따라서 동네 주택 가치도 올라간다는 것. 주민들 역시 그런 기대에 크게 고무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적인 평가에 이견이 없지는 않다. 부동산 평가사인 단 클라자는 “우수한 학교가 부동산 가치를 올린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학교 신축이 반드시 좋은 학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높은 성적을 올리는 핵심적인 요인은 시설보다는 교육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부모들”이라고 지적한다.
또 학교가 너무 가까이 있는 집의 소유주는 “트래픽이 많이 생겨 집 가치가 오히려 하락한다”는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LA교육구의 대대적인 학교 신축이 LA 주택시장에 어느 정도의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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