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2004-06-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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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빠진 엄마의 애인 떼놓기

사랑과 그것이 일으키는 불난리를 과격할 정도로 유머러스하게 그린 스페인 코미디로 스페인의 괴짜 감독 페드로 알바도바르의 영화를 많이 닮았다. 샴페인 거품기가 이는 무정부 상태의 사랑의 에로틱한 유희로 위트와 속도감 있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지닌 영화다. 요즘 서유럽에서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문제도 약간 건드리고 있다.
마드리드에 사는 중년의 콘서트 피아니스트 소피아는 장성한 세 딸을 둔 혼자 사는 여자로 그의 주위에는 젊고 가난한 이민자들이 모여 산다. 그런데 소피아가 자기 보다 훨씬 젊은 체코 여인 엘리스카와 사랑에 빠지면서 소피아의 세 딸은 대경실색 한다.
서툰 스페인어 발음을 하는 엘리스카도 클래시칼 피아노를 칠 줄 알아 그와 소피아는 소울 메이트처럼 사랑을 즐긴다. 소피아의 세 딸 히메나와 엘비라와 솔은 처음에는 엄마의 동성연애에 당황하다가 급기야 엘리스카에게 적대감을 표시하기 시작한다.
세 딸은 엘리스카가 자기들 엄마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꾼이라고 간주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정체를 밝혀내 엄마와의 사이를 떼어놓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쓴다.
먼저 솔에 이어 엘비라가 엘리스카에게 접근해 그녀의 불성실에 관한 증거를 캐내려고 시도하나 일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딸들은 이런 시도를 위해 프라하까지 출장을 가기까지 한다. 작가 지망생으로 종잡을 수 없이 기분파인 엘비라와 엄마의 연애를 노래로 불러 대중에게 공개하는 솔 그리고 장모의 동성애에 대노하는 극보수파 남편을 둔 히메네 등 세 자매가 엄마의 새 사랑을 놓고 나름대로 야단스런 반응을 표시하는 로맨틱한 혼란의 이야기.

성인용. 페어팩스(323-655-4010),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유니버시티 타운센터6(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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