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스베가스 주택시장 화끈

2004-06-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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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열기는 남가주만 유일하게 뜨거울까.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라스베가스하면 도박과 환락의 메카로만 간주,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지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금년들어 이 사막 커뮤니티는 기존 및 신축 주택가격이 전례없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남가주 주택 시장이 초라해 보일 정도다.

10개월 사이에 집값 최고 92% 상승
주택 100채 건설에 3,000명 몰리기도
호경기·직업창출로 인구유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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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35만4,000달러였던 라스베가스 서던하일랜드 지역의 방 4개짜리 주택은 현재 50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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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의 주택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에 따라 불과 10개월 사이에 무려 92%가 뛴 곳도 있다.

“지난 해만 해도 라스베가스는 캔사스의 시골같았다. 하지만 금년은 상황이 급변했다”
라스베가스 부동산협회 리 바렛 회장은 말한다.
주택이 천여 채씩 건설되고 있는 전형적인 매스터플랜 커뮤니티의 경우 1차 2차 등 분양 시기마다 가격이 35%에서 70%씩 치솟고 있다. 어떤 때는 더 뛰기도 한다. 주택 구입자는 충격을 경험하고 있고 건설업체는 천금의 기회를 만끽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라스베가스에 정착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남가주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라스베가스 주택 시장의 열기는 미국역사상 가장 뜨겁다. 유일하게 비교될 수 있는 것은 1983년과 84년의 남가주 시장이다”
라스베가스에 자리잡고 있는 소비자 및 부동산 연구 전문업체 마케팅 솔루션의 수석 부사장 스티븐 보트펠드는 설명한다.
라스베가스 북서쪽에 있는 주택개발단지 실버스톤 랜치의 집값은 작년 7월 이후 무려 92%나 뛰었다. 당시 19만7,990달러였던 건평 1,583평방피트짜리 신축 주택은 지금 37만9,9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이 단지에 있는 보다 큰 주택의 가격은 최고 86%나 폭등했다.
지난 4월 라스베가스 신축 주택의 중간가격은 23만9,52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8.4%가 뛰었다. 같은 기간 기존 주택 중간가격도 32.8%가 상승, 21만5,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텍사스에 살던 회사원 스티븐 위틀시(32)와 아내 달린(33)이 지난 3월 이곳으로 전근왔을 때 이들은 라스베가스 주택 시장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위틀시 부부는 나흘 동안 집을 본 다음 다른 사람들이 오퍼를 내기 전에 2,400평방피트짜리 주택을 37만5,000달러에 구입했다.
“집이 리스팅에 오른 것이 화요일 밤이었다. 우리는 다음 날인 수요일 아침에 집을 구입한 것이다”
스테이시와 에드 시스트렁크 부부는 살고 있던 집의 가격이 오르자 보다 큰 주택으로 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스트렁크 부부는 약 30채의 집을 본 후 헨더슨 인근에 있는 3,700평방피트짜리 2층집을 45만달러주고 구입했다. 이들은 살고 있던 방 네 개 화장실 두 개짜리 주택을 31만5,000달러를 받고 팔았다. 판 집 역시 헨더슨에 있는 것으로 내놓은 가격보다 9,000달러를 더 받고 판 것이다. 시스트렁크 부부는 이 집을 2001년에 16만2,000달러주고 구입했었다.
시스트렁크 부부는 내놓은 가격보다 더 많이 받고 집을 팔았지만 더 좋은 값을 받을 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집이 팔렸다는 ‘sold’판을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하고 또 찾아왔다. 주택 시장이 미친 것 같다”
스테이시 시스트렁크는 말한다.
현재 라스베가스 도심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는 1만5,000여명.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구입 희망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주택 건설업체 사무소 앞에서 밤을 지새기도 한다. 불과 100여채를 짓는 주택 단지의 대기자 명단에 3,000명이 몰린 일도 있었다.
라스베가스의 주택 열기가 이처럼 뜨거워진 데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역할이 크다. 연방 인구통계국 최신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네바다로 유입된 인구의 43% 즉, 19만9,000명은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람들이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라스베가스 이주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라스베가스에 정착한 사람들의 35퍼센트는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람들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후 이 숫자는 50퍼센트로 늘어날 것이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홈빌더 리서치의 대표 데니스 스미스는 전망한다. 라스베가스에 이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낮은 모기지 이자율 ▲네바다 경제의 강한 회복세 ▲구인난 ▲주정부 세금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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