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반체제 감독 티안 주앙주앙의 2002년 작품

2004-05-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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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사랑… 고요한 삼각 로맨스

‘작은 마을의 봄’
(Springtime in a Small Town)
★★★½(5개 만점)

1991년 영화 ‘푸른 연’이 중국사회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블랙 리스트에 올랐던 티안 주앙주앙감독(’말 도둑’)의 2002년 작. 나른하도록 고요한 3각 로맨스의 이야기다.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46년 봄 중국남부의 한 작은 시골 마을. 파괴된 대저택에서 충실한 노하인과 함께 병약한 남편 리얀 다이를 돌보는 젊은 아내 유웬. 유웬은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남편과 연결이 안돼 좌절감과 불만과 고독에 시달린다.
부유했던 다이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인 리얀은 폐병증세가 있어 아내와 잠자리도 함께 안해 그 역시 무료한 날들을 큰 저택 안을 산책하는 것이 유일한 낙. 둘 다 모두 아기 갖는 것도 포기했다.
유웬의 낙은 뒷 산에 올라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는 것. 이 집의 하나 밝은 등은 리안의 어린 여동생으로 고등학생인 명랑한 시우.
무료와 권태가 가득한 이 집에 샹하이에서 리얀의 대학친구로 의사가 된 장지첸이 갑자기 찾아오면서 집안의 죽음과도 같은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도시인 장지첸은 시골집에 새바람을 몰아 넣는데 기이한 것은 그와 유웬이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점.
장지첸과 유웬은 이 재회를 통해 둘이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 다시 터져버린 묵은 사랑의 감정을 억제하느라 고뇌한다.
장지첸이 다시 샹하이 발 기차를 타고 떠난 뒤 다이가의 남은 사람들은 장지첸이 선물처럼 남기고 간 변화의 크기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매우 고요하고 차분한 사랑의 드라마로 촬영이 아름다우나 별 특색이 없다. 성인용. 화인 아츠(777-FILM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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