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이’ (Noi)★★★½(5개 만점)

2004-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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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삶 사는 하얀 피부의 괴짜청년

사방이 눈으로 덮인 겨울 아이슬랜드의 한 작은 바닷가의 손바닥만한 마을 사람들의 소외감과 고독을 상징적이요 황당하게 우습고 또 비극적으로 그린 흥미 있는 영화다. 주인공은 눈처럼 하얀 피부색을 지닌 청년 노이로 그는 매우 총명하고 과격해 동네에서 괴짜 취급을 당한다.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는 다른 집에서 살고 노이는 역시 괴짜인 할머니와 둘이 사는데 겨울 몇 달은 마을이 완전히 외부와 고립돼 눈 덮인 산과 벌판 속에서 살아야 하는 노이는 늘 바깥 세계를 동경한다.
노이의 유일한 낙은 자기 집 지하실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것과 동네 식당서 일하는 아름다운 아이리스와 시간을 보내거나 책가게 주인인 아이리스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것. 노이는 똑똑한 데다 반항적이어서 학교에는 잘 나가지도 않아 담임선생은 노이를 퇴학시킬 생각만 한다. 노이와 아이리스의 처음 아이들 같던 관계가 점점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노이는 아이리스도 자기처럼 마을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노이는 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만화 같은 은행강도도 서슴지 않는다.
노이는 사철 똑 같은 생활을 하는 상상력이 결핍된 동네 사람들과 어울릴 청년이 되기엔 너무나 총명하고 호기심 많고 생명력으로 가득 찬 사람. 노이가 백변종 인간처럼 새하얀 피부를 지닌 것은 그의 이런 과격함과 이상함을 상징하고 있다. 노이의 괴상야릇한 삶과 장난이 짓궂고 시치미 뚝 떼는 식의 유머로 묘사되는데 영화는 코믹하면서도 어두운 색채를 띠었다. 그리고 영화는 큰 비극으로 끝난다. 성인용. 선셋5(323-848-3500), 타운센터(818-981-9811), 플레이하우스(626-833-6500), 유니버시티타운센터(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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