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래 관광

2004-0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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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귀향길 장엄한 ‘회색 쇼’

남가주 이상기후로 해수온도 낮아
물위로 많이 떠올라 고래구경 최적

해마다 1월이 되면 캘리포니아 해안선을 따라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한가지 있다. 그것은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겨울나기를 하고 북극해로 향하는 회색고래 구경이다. 이 때면 해안 곳곳에 차를 세워놓고 멀리 수평선을 망원경으로 바라다 보는 관찰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이 다름 아닌 고래를 관찰하는 사람들이다. 남가주에서 고래 구경은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크고 작은 항구마다 운행되고 있는 고래 관광선을 타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고래가 잘 지나다니는 해안에서 고래의 행진을 관측하는 것이다.


바하 캘리포니아 남서변의 샌아그나시오 만에서 새끼를 낳고 겨울을 지낸 회색고래들이 1월 중순부터 여름철 동안 크릴 등 먹이가 풍부한 북극해를 향해 서서히 이동을 시작한다. 1월말이 되면 남가주 일대의 항구들은 주말마다 고래를 구경하려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대부분의 관광선에는 해양학자들이 직접 나와 고래 이동에 대한 설명을 한다. 고래구경은 때에 따라서 지루할 수 있으며 운이 없으면 고래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끝나기도 한다. 사진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고래가 하늘로 치솟는 브리칭(breaching) 등은 4~5번 관광에 나서야 한번 정도 목격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고래 관광선을 타면 고래 구경 외에도 부두만 옆으로 설치된 부의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바다사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고 물개나 돌고래들도 관광선 옆으로 접근하기를 좋아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롱비치 항만에서 떠나는 하버 브리즈 크루즈의 진 마이스터 선장은 “올해는 남가주 바닷물의 온도가 예년보다 매우 차가운 이상 기후로 인해 고래들이 물위로 많이 올라온다”면서 “지난 10여년을 비교해 올해가 고래관광 최고의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래구경 알아둘 점

▲고래구경의 최고의 적은 배 멀미. 배 멀미 약을 복용하고 마켓에서 생강을 술안주로 만들어놓은 것을 씹으면 배 멀미에 신통한 효과가 있다.
▲망원경을 지참한다. 고래를 찾을 때는 육안으로 먼저 확인한 뒤 망원경을 사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바다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준비하는 것도 잃지 말자.
▲방수, 방풍 처리가 잘된 파카 등 외투를 입고 내의도 입는다. 신발은 간편한 것으로 신는다.


고래 관광선


△롱비치 웨일 호(WHALE HO)
대형 세일링 선박에서 식사를 하면서 고래를 구경한다. 부페식으로 서브하는 일요일 브런치는 성인 40달러, 어린이 20달러이며 바비큐 식으로 서브하는 토요일 런치보트의 승선료는 성인 28달러, 어린이 20달러.
문의 (714)970-8800
웨일 호 바로 옆에는 유명한 롱비치 수족관이 있다. 고래구경을 한 뒤 자녀들과 수족관을 방문하면 즐거운 주말 하루를 만들 수 있다.
수족관 문의 (562)590-3100


△하버 브리즈 크루즈
(Harbor Breeze Cruises)
롱비치 항만에서 운행하는 고래 관광선으로 오는 4월초까지 관광선이 출항한다. 해양학자들이 직접 승선해 고래의 생태와 이동에 대한 설명을 한다. 2시간30분 정도 항해하는 관광선은 주중에는 매일 정오와 오후 3시에 각각 출발한다.
승선료는 성인 20달, 어린이(6~12세) 10달러이며 6세 미만은 무료. 관광선은 롱비치 항만 레인보우 하버의 2번 피어(Pier 2, Rainbow Harbor)에서 떠난다.
문의: (800)900-8188, 2seewhales.com

△마리나 델레이(Marina Del Rey)
태평양 연안의 최고 인공오락 항구로 1만척 이상의 보트가 항구에 떠 있다.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디너 보드(Hornblower)가 낮에는 고래 관광선으로 변한다. 승선료는 성인 16달러, 어린이 10달러.
문의 (310)301-6000
마리나 델레이는 매니큐어를 한 듯 단장된 화단의 부둣가와 어울러져 이 사이를 모텔, 호텔, 샤핑센터들이 들어서 있다.
항구를 도는 유람선도 매시간 운항하며 상점, 레스토랑, 미술관들이 피셔맨 빌리지에 모여 있다.

△팔로스 버디스(Palos Verdes)
반도 시원한 겨울바다를 끼고 도는 LA 제일의 조망 드라이브 코스이다. 바다와 연결된 절벽이 많아 고래 구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드라이빙 코스는 반도를 따라 약 15마일 가량 이어지는데 곳곳에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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