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의 베스트 영화 10

2003-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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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영화계는 ‘스크리너’ 스캔들의 해였다. 스크리너는 매년 연말 수상시즌에 메이저들이 오스카 회원과 감독노조 등 영화계 각 분야별 노조회원 및 비평가 단체들에게 보내는 영화의 VHS나 DVD를 말한다.

메이저들은 지난 9월 이것이 해적판 복사용으로 사용된다면서 이의 발송 중단을 발표했던 것. 이에 자사 작품의 오스카상 등 각종 상의 수상기회를 전적으로 스크리너에 의존하다시피 하는 독립영화사(인디)들이 크게 반발, 소송을 제기해 원고측이 승리했다.

올해는 메이저와 인디 등이 모두 재미있고 질도 좋은 영화들을 많이 내놓았으나 한해 총 흥행성적은 작년(16억달러)만 못하다. 올해는 특히 뛰어난 기록영화가 예년에 비해 많이 개봉됐던 해였다.
다음은 기자가 뽑은 올해의 베스트 10을 순서대로 적은 것이다.

1. ‘21그램’(21Grams)과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둘 다 어두운 내용을 지닌 션 펜 주연의 비극. ‘21 그램’은 교통사고를 둘러싸고 피해자의 가족과 사고를 낸 사람의 가족들이 관계한 죽음과 속죄와 구원과 희망의 얘기. ‘미스틱 리버’는 죽마고우 3명이 한 친구의 어릴 적 어두운 경험 때문에 커서도 겪는 후유증을 다룬 희랍 비극적 드라마다. 상영중.
2. ‘도쿄에서의 방황’
(Lost in Translation)
’대부’감독 프란시스 코폴라의 딸 소피아의 감독 작품. 도쿄에서 만난 방황하는 영혼들인 두 미국인 20대 초반의 새색시(스칼렛 조핸슨)와 50대의 영화배우(빌 머리)의 감정의 연계를 쓸쓸하고 우습게 묘사한 아름다운 영화. 상영중
3. ‘니모를 찾아서’
(Finding Nemo)
디즈니와 픽사의 공동제작 만화영화. 인간에게 잡혀간 아들 물고기를 구출하기 위해 바다 밑 대장정을 하는 아버지 물고기의 모험. DVD 출시’
4. ‘기차를 탄 남자’
(Man on a Train)
도시에서 은행강도를 하려고 시골로 내려온 중년남자와 그를 식객으로 맞아들인 은퇴한 노교사간의 관계를 다룬 프랑스의 시적 갱스터 영화. DVD 출시.
5. ‘이 세상에’
(In This World)
파키스탄의 아프간 난민촌을 떠나 대륙과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 소년의 강렬하고 사실적인 영국 영화.
6. ‘야만인들의 침입’
(The Barbarian Invasions)
죽음의 침상에 누운 자유 혼을 지닌 대학 교수와의 마지막 날들을 함께 보내려고 그의 주위에 모여든 가족과 친구와 과거 연인들이 엮는 죽음을 통한 감동적인 삶의 찬양. 캐나다 영화. 상영중.
7. ‘수영장’
(Swimming Pool)
프랑스의 시골집에 묵으며 글을 쓰는 영국의 중년 여류작가(샬롯 램플링)가 이 집주인의 방종한 젊은 딸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겪는 감정과 육체의 혼란. 히치곡풍의 감정적 스릴러. 프랑스 영화.
8. ‘신의 도시’
(City of God)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 달동네에 사는 소년 갱들 간의 살육과 마약장사를 기록영화식으로 다룬 충격적인 논스탑 폭력액션영화. 브라질 영화.
9. ‘모래와 안개의 집’
(House of Sand and Fog)
이란 회교혁명 후 미국으로 이주한 전직 공군 대령인 가장(벤 킹슬리)이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인 집을 경매로 사면서 세금체납으로 이 집에서 쫓겨난 불행한 젊은 여인(제니퍼 카넬리)과 집을 놓고 무기 없는 전쟁을 한다.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의 비극을 다룬 강렬한 드라마. 상영중.
10. ‘마지막 사무라이’
(The Last Samurai)
메이지 시대 일본군 현대화를 위해 고용된 북군 출신 미장교가 천황의 정책에 반기를 든 사무라이들과 합세해 칼을 뽑아든다. 상영중.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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