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The Return of the King ****1/2

2003-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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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감독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피날레로 한마디로 말해 장관이다. 컴퓨터 기술로 만든 특수효과가 인간 드라마를 거의 압도하고 있지만 선과 악의 세력의 대결전을 보면서 그 거침없는 담대성과 시각 효과에 경탄케 된다.

HSPACE=5

제3편은 전의 두편보다 극적으로나 기술적인 면에서 훨씬 우월하다. 잭슨 감독의 정열이 가상한데 숨막힐 정도로 처절하고 장엄한 전투장면 등 액션과 함께 드라마도 잘 살렸다. 특히 이번에는 영화 주인공인 호빗 프로드(일라이자 우드)와 샘(션 오스틴)의 우정과 희생정신이 뚜렷이 부각되면서 영화에 감정적인 힘을 부여하고 있다.

프로도와 샘은 악의 근원인 반지를 운명의 산 속에 버리려고 1편부터 지금까지 미들어스를 통해 대장정을 하고 있다. 이들을 안내하는 것은 과거 호빗이었다가 저주를 받아 인간개구리처럼 변한 간교한 골룸(컴퓨터와 배우의 합성으로 인간배우들을 압도한다).


한편 미들어스를 악의 제왕인 사우론으로부터 구하려는 인간과 난쟁이와 요정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이안 매켈런) 등은 미들어스의 왕이 될 투사 아라곤(비고 모텐슨)을 앞세우고 대결전의 장소로 행군한다.

영화에서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전투장면. 상아가 4개인 초대형 코끼리 전차와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비상하는 거대한 뱀들을 부리며 인간들을 멸살하려는 사우론의 도깨비 군대와 인간 군대간의 아마게돈적 결전이야말로 보기 드문 장관이다.

바그너의 오페라 링사이클을 연상케 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인간의 상상력과 현대의 컴퓨터 기술이 창조한 가공할 정도로 힘차고 거침없는 옛날 이야기. 액션과 모험, 환상과 로맨스 그리고 우정과 신의와 희생과 의무 등의 이야기를 도도한 물결처럼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위해 몰고 간다.

3시간20분짜리 장편이지만 액션과 드라마의 잘 이뤄진 조화로 지루하지 않다. 동화와 전설처럼 ‘그리고 좋은 사람들(호빗은 사람은 아니지만)은 그 후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노라’하고 끝난다.

PG-13. New Li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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