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omething’s Gotta Give ****

2003-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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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많이 안 보는 사람들일지라도 금방 여성 터치를 감지할 수 있는 여성위주의 로맨틱 코미디다. 마치 할러데이 시즌을 위한 선물이나 카드처럼 모든 것이 따뜻하고 곱고 감상적이며 또 달짝지근하다(다소 도가 지나친 감이 있다.) 늙어 가는 두 남녀가 뒤늦게 찾은 참사랑을 놓고 울고불고 웃으며 만났다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형태를 갖추었는데 재미있다. 성의 대결이 영화이기도 한데 굳세게 강조하는 것은 늙었다고 사랑 못하고 섹스 못하냐 하는 점. 연기, 촬영, 음악 및 얘기 등이 모범답안 같은 즐거운 영화다.

HSPACE=5

굴지의 레코드회사 사장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63세의 미혼자로 30세 이하의 여자는 여자로 안 여기는 바람둥이. 해리는 자기 딸 뻘인 새 애인 마린(애만다 피트)과 함께 미동부의 피서지 햄튼스에 있는 마린의 엄마 에리카 배리(다이앤 키튼)의 집에서 주말을 즐기러 찾아간다.

그런데 해리가 마린과 섹스를 즐기기 직전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지면서 에리카의 집안에는 난리가 벌어지고 이 일로 해리와 에리카의 인생에도 큰 변화가 온다. 마린이 직장 일로 뉴욕에 간 사이 에리카가 흉물처럼 끔찍해 하던 해리를 돌보면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 튼다. 에리카는 이혼한 인기 극작가로 여름에도 터틀넥 재킷을 입을 정도로 자신을 억제하고 사는 여인. 이런 여자가 능글맞지만 솔직한 해리를 만나면서 그동안 닫혔던 감정의 문을 열게 되는데 해리도 자기 또래의 매력적이요 지적이며 섹시한 에리카에게서 진정한 반려자를 감지하게 된다.


한편 일이 배배 꼬이느라고 해리를 치료하던 젊은 미남 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는 연기 공부 좀 해야겠다)이 에리카에게 애정을 느끼면서 에리카를 놓고 삼각관계가 발생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해리는 해리인지라 그는 뉴욕으로 돌아간 뒤에 다시 젊은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데 그러면서도 자꾸 생각이 에리카에게로 향한다.

영화는 영원한 빛과 로맨스의 도시인 파리에서 끝나는데 마지막 해결을 위해 공연히 시간을 끌어가며 억지로 불필요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여류 감독 낸시 마이어스(각본 겸)가 자기 감정을 자제하고 영화를 15분 정도 잘랐더라면 더 깔끔했을 것이다. 니콜슨(그가 눈물 흘리는 모습이 우습다)과 키튼의 콤비가 좋은데 특히 키튼이 다채로운 연기를 한다.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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