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The Triplets of Belleville **** 1/2

2003-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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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게 독창적이요 인물과 건물모양이 과격하고 과장됐으며 또 괴팍하고 우스운 프랑스 만화영화로 80분간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대사가 거의 없는 대신 소리와 음향효과로 내용을 뒷받침 한 무언극 스타일인데 흐름이 매우 리드미컬하다.

HSPACE=5

프랑스 무언극 코미디 영화의 거장이었던 자크 타티의 작품이 생각나는데 타티 외에 프레드 애스테어, 조세핀 베이커 및 ‘베티 부프’ 만화영화를 만든 맥스 플라이셔 등 옛 예술인들을 치하하고 있다.
전후 파리의 황량한 외곽지대. 한 쪽 다리가 짧아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돋보기를 낀 할머니 마담 수자가 기차길 옆에 있는 집에서 수줍고 고독한 손자 챔피언을 혼자 키우며 산다. 이들 외 나머지 가족은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짖어대는 충견 브루노.

아무 것에서도 흥미를 못 느끼는 챔피언은 어느 날 할머니가 사다준 세발 자전거를 보고 환호작약한다. 이때부터 마담 수자는 자전거를 탄 챔피언 뒤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손자를 진짜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한 강훈련에 들어간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토실토실하던 챔피언은 갈비씨 어른이 됐는데 그 간의 강훈련 덕분에 명자전거 경주선수가 돼 마침내 투어 드 프랑스 경기에 출전한다.


그런데 경기 도중 프랑스 마피아 두목의 두 하수인인 검은 옷의 직사각형 괴한들이 챔피언을 초현대식 도시 벨빌(프리츠 랭의 메트로폴리스 같다)로 납치해 가면서 마담 수자와 브루노는 챔피언을 구출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벨빌에 도착한다. 마담 수자는 여기서 30년대 뮤직홀 인기 가수였던 세 자매를 만나 이들의 집에 묵게 된다. 이제는 할머니가 된 세 자매는 마치 연체동물처럼 움직이는데 주식은 폭탄을 사용해 동네 연못서 잡은 개구리. 이들은 아직도 과거 습관을 못 버려 청소기 등 집안의 온갖 물건을 이용해 즉흥음악을 연주하며 즐긴다.

그리고 마담 수자와 브루노와 세 자매는 브루노의 예민한 후각 덕분에 챔피언이 갇힌 장소를 발견, 요란한 액션과 함께 챔피언을 구출해 도주한다. 대단히 재미있는 만화영화로 음악이 신나게 경쾌하다. 실방 쇼메 감독(각본 겸 그래픽 디자인). PG-13. Sony Pictures Classics. 로열(310-477-5581), 리알토(626-799-9567), 타운센터(818-981-98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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