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The Missing *** 1/2

2003-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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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과 마법이 있는 어두운 웨스턴으로 액션과 서스펜스와 스릴에 가족 드라마를 접합시킨 이색적 작품이다. 인디언에게 납치된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황량한 광야를 가로지르는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얘기가 존 웨인이 주연한 ‘수색자’(1956)를 연상케 한다.

HSPACE=5

유혈낭자하고 잔인한 폭력과 박력 있는 액션 서부극이라는 외형 속에서 부녀간의 애증관계를 심도 있게 다루려했다. 이두 요소가 썩 잘 배합되지는 못했으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사실 이 작품은 서부극이라기보다 오랜만에 재회한 부녀간의 갈등과 용서와 사랑 그리고 자기 희생을 통한 속죄와 구원 등을 다룬 드라마다.

1885년. 뉴멕시코의 삭막한 아름다움을 지닌 광야에서 10대의 릴리(이반 레이철 우드)와 어린 닷(제나 보이드) 등 두 딸을 혼자 키우는 매기(케이트 블란쳇)는 터프 레이디. 매기는 농사를 짓고 동네사람을 치료해 주며 생계를 이어 가는데 어느 날 느닷없이 20년 전 가정을 버리고 아파치족과 살기 위해 떠났던 매기의 아버지 존스(타미 리 존스)가 딸을 찾아온다.


매기는 처음에는 화해를 원하는 아버지를 거절한다. 그런데 인디언 거주지역을 탈출한 무당이자 사이코 킬러인 제시-치딘(에릭 슈와익)과 그의 일당이 릴리를 납치해 가면서 매기는 아버지의 도움을 청한다. 제시-치딘은 주술로써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잔인한 인디언으로 개척자 백인 집을 찾아다니며 살육과 납치를 자행한다.

제시-치딘 일당은 납치한 여자들을 멕시코에 창녀로 팔기 위해 남쪽으로 말을 몰고 이들의 뒤를 매기와 존스가 쫓으며 액션이 일어난다. 매기는 이 추적 과정에서 비로소 아버지를 용서하고 수용하는데 존스는 자신이 예전에 버린 가정을 위해 뒤늦게 속죄와 자기 희생을 감행한다.

액션과 드라마의 균형 유지를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한데 마치 현재 상영중인 러셀 크로우 주연의 ‘선장과 지휘관’처럼 그 노력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 깊이와 폭 그리고 내용의 다양성이 좀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두 연기파 존스와 블란쳇이 무게 있는 연기를 하고 액션장면이 멋있다. 감독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올해 오스카상을 받은 론 하워드.

R.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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