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eyond Borders ★★½

2003-10-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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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엔 친선대사인 앤젤리나 졸리는 캄보디아의 불우아동을 돕기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가 어린 사내아이를 입양해 화제가 됐었다. 거칠게 만든 이 영화는 형태상으로는 전쟁액션 로맨틱 드라마로 인도주의를 찬양하고 있지만 사실은 졸리의 유엔 홍보물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졸리가 자기 모습을 커다랗게 앞으로 내밀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난민들의 현실을 보면서도 마음 깊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까닭도 졸리가 이같은 참상을 자기 선전과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서이다. 1984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지속되는 졸리의 순애보이기도한데 그 사랑 또한 믿어지지 않는다.

HSPACE=5

새라(졸리)는 세계 난민자선단체의 최대 후원자인 부잣집의 며느리로 사교계 여성. 새라는 어느 날 남편 헨리(라이너스 로치)와 함께 후원모금 파티에 참석했다가 아프리카의 난민소년을 데리고 파티장에 나타나 부자들의 허위적인 자선행위를 성토하는 난민구제에 몸을 바친 의사 닉(클라이브 오웬)의 열변을 듣고 눈물을 흘린다.


새라는 닉의 호소와 아프리카 소년의 죽음에 자극을 받아 여러 트럭분의 구호물자를 사서 싣고 에티오피아를 찾아간다(넌센스 같은 소리.) 그리고 여기서 닉을 만나게 되는데 닉은 계속해 졸리의 행동을 감상적이라며 조소한다. 그러나 며칠간의 체류에서 새라와 닉간에는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

귀국해서도 난민들의 참상과 닉을 못 잊는 새라는 이번에는 닉이 장소를 옮겨 일하는 캄보디아로 닉을 찾아간다. 그리고 여기서 둘은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이 사랑의 결실이 또한 가히 신파적이다.

새라는 집과 닉 사이를 오락가락 하면서 이번에는 인종살육 현장인 체츠니야에서 납치된 닉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짐을 꾸린다. 새라의 마지막 모습이야말로 감상적이기 짝이 없는 자기 과시다. 아무에게도 어필하지 못할 영화로 현실적 얘기를 하면서도 주인공들의 감정이 너무 진실성이 없어 정나미가 떨어진다.

R.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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