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ambo Italiano

2003-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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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이민가정의 부모대 자식간의 세대갈등과 문화충돌을 동성애를 중심 플롯으로 삼고 사실적이요 밝고 힘차며 또 매우 인간적으로 다룬 재미 만점의 가슴 흐뭇한 코미디다.

온갖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 동성애 연인인 두 젊은이를 둘러싸고 불난리를 치는데 이탈리아어로 떠들어대 굉장히 시끄럽다. 이런 소란은 다채로운 컬러와 가지각색의 사람들의 모양과 행태와 뒤범벅이 돼 기막히게 매력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다소 TV 시트콤을 닮긴 했지만 얘기도 아기자기 하니 재미있고 짭짤한 에피소드도 많은 요절복통 코미디다. 모든 이민가정에 적용될 수 있는 얘기여서 더욱 애착이 가는데 가족의 중요성과 나와 다른 것의 궁극적 수용이라는 기둥 줄거리를 내세우거나 설교 조가 아니라 아주 기분 좋고 명랑하게 표현해 즐겁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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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얼의 리틀 이탈리아 50년대 이탈리아서 이민 온 지노(폴 소르비노)와 마리아(지넷 리노)부부는 비록 북아메리카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장성한 두 남매 안젤로(루크 커비)와 아나(클라우디아 페리)와 함께 큰 불만 없이 살고 있다.


그런데 작가 지망생인 안젤로가 결혼도 하기 전에 나가 살겠다며 이사를 해 지노와 마리아의 속을 아프게 만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안젤로의 룸메이트가 안젤로의 어릴 적 친구로 경찰인 니노(피터 밀러)라는 사실.

그러나 안젤로와 니노는 연인 사이로 안젤로가 이런 사실을 부모 앞에서 공개하면서 지노와 마리아는, 아이구 하나님 맙소사를 연발한다. 이때부터 안젤로와 니노의 가족과 일가친척은 둘을 떼어놓으려고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하면서 전쟁 같은 희극이 발생한다. 니노의 으스대기 좋아하는 엄마(메리 월시)는 아들을 여자 사업가(소피 로레인)와 붙여주려고 애를 쓰는데 니노가 진짜로 이 여자와 사귀면서 안젤로의 가슴을 찢어 놓는다.

알록달록하고 정감 가득한 영화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은데 특히 소르비노와 리노의 콤비가 진짜 금실 좋은 부부처럼 잘 어울린다. 두 부부가 아들과 함께 폼을 재고 동네를 걷는 마지막 장면이 가슴 뭉클하니 감동적이다.

에밀 고드로 감독. R. Samuel Goldwyn.

선셋5(323-848-3500),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475-020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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