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ad Boys Ⅱ ★★

2003-07-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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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1편 ‘배드 보이스’(1995)와 ‘록’ 그리고 ‘아마겟돈’과 ‘진주만’ 등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감독 마이클 베이가 다시 함께 만든 것이니 살상과 파괴와 소음의 가공성은 영화를 안 보고도 짐작할 만하다. 오만 방자하고 무도한 ‘배드 무비’다.


상소리와 욕지거리 잔인하고 끔찍한 유혈 폭력과 파괴 그리고 집요하게 달라붙는 랩 음악을 반주로 쏟아져 나오는 총소리와 고함소리와 터지고 깨지고 부서지는 폭파음 등이 진흙탕처럼 엉켜 붙고 하수처럼 악취를 내며 시궁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역겨운 것은 인간 육체를 개 돼지의 고깃덩어리처럼 취급한 점. 비록 사체이긴 하나 사람의 뱃속에 손을 넣어 뒤적이다 간을 꺼내 내던지고 달리는 차에서 굴러 떨어진 냉동사체가 뒤에서 달려오던 차에 치여 목이 떨어져 나가는 등 천인공노할 장면이 많다.


카메라 테크닉을 과시하며 시종일관 끊임없이 자행되는 액션에 코미디와 로맨스까지 섞어 넣어 다양성을 찾고 있지만 모든 것이 너무 지나쳐 구역질이 난다. 철없는 아이(베이는 젊은 감독이다)가 흉기를 휘둘러대는 것 같은 영화로 절대로 아이들이 못 보도록 해야 한다.

마이애미의 마약반 형사 마커스(마틴 로렌스)와 마이크(윌 스미스)는 체격이나 성격이 서로 판이하게 다르나 절친한 친구인 파트너. 둘이 우연히 마이애미를 말아먹는 잔인한 쿠바계 드럭 딜러 태피아(호디 모야)의 마약거래를 포착하면서 이를 수사하느라 초고속 차 추격과 거리 총격전이 벌어진다(역마차가 달리고 건맨들이 총 쏘는 웨스턴 같다).

그런데 이 사건은 마커스의 여동생 시드(게이브리엘 유니언)가 언더커버로 활약하고 있는 연방 마약 수사국이 오래 전부터 수사해 오던 것이어서 연방기관 대 두 마이애미 형사 가 티격태격하게 된다. 게다가 시드와 마이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여서 일이 묘하게 꼬여든다.

장의사를 경영하며 사체 속에 마약을 넣어 전미에 판 뒤 그 돈을 관에 넣어 쿠바로 보내는 태피아는 수사망이 좁혀들자 시드를 납치해 쿠바로 튄다. 마커스와 마이크 그리고 이들의 동료에다 CIA 첩자까지 포함된 일종의 특공대가 쿠바까지 날아가 태피아 일당은 물론이요 쿠바군과 전쟁을 벌인다. 이라크도 자기 멋대로 침공하는 미국이니 쿠바라고 못 쳐들어갈 리는 없지만 터무니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온다. 꼭두각시들의 난장판을 보는 것 같은 영화다.

R.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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