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한 자, 악한 자 그리고 추한 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003-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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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에 손대지 마라”

총잡이-인간 사냥꾼-산적이 벌이는 쟁탈전

이탈리아의 명장 세르지오 레오네의 이름 없는 사나이의 달러 시리즈 제3편인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시리즈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또 잘 만들었다. 1966년 미국서 개봉되었을 때 이탈리아 상영판에서 잘라버렸던 부분 중 18분을 복원한 3시간짜리 대하 액션 서부영화다.
이 복원판을 위해 주인공들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일라이 월랙이 기꺼이 목소리를 제공했는데 35년 전 목소리와 비슷하게 하려고 기술적으로 두 사람의 음성을 처리했다. 세 주인공 중 하나로 사망한 리 밴 클리프의 음성은 사이몬 프레스캇이 더빙했다.
때는 남북전쟁 시대. 선한 자는 서부시대 사기꾼이요 뜨내기 총잡이인 조(클린트 이스트우드-여기서는 이름 없는 사나이가 아니다. 조는 또 블론디 라고도 불린다). 악한 자는 북군 출신의 무자비한 바운티 헌터(리 밴 클리프).
그리고 추한 자는 사람 잡기를 파리 잡듯 하는 교활한 멕시칸 산적 투코(일라이 월랙). 그런데 블론디와 투코는 한 때 콤비를 이뤘다가 헤어진 뒤 원수처럼 된다.
이 세명이 공동묘지에 묻혀 있는 남군의 금괴를 서로 차지하려고 온갖 폭력과 사기와 견제를 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셋은 각기 금괴가 묻힌 장소에 관해 부분적으로만 알고 있어 서로를 필요로 한다.
깨끗하게 새로 프린트된 와이드 스크린에 펼쳐지는 액션이 시원하고 장렬하며 엔니오 모리코네의 비명을 지르는 듯한 음악이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으로 특히 월랙의 연기가 뛰어나다. 코믹하고 화려한 웨스턴인데 폭력적이면서도 반전 색채가 짙다. 26일까지. 뉴아트(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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