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ollywood Homicide ★★★

2003-06-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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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캅(친구/형사) 영화이자 서로 안팎으로 닮은 데라곤 없는 둘이 티격태격하다 정이 깊어진다는 ‘걸맞지 않는 한 쌍’의 영화로 전 연령층에 팔아먹기 위해 나이 60 넘은 해리슨 포드와 청춘스타 조쉬 하트넷을 한데 묶어 만들었다. 둘 다 부업을 가진 두 형사가 음반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인데 액션 스릴러 코미디에다 로맨스까지 섞어 넣은 온갖 장르의 짬뽕영화다.

그런데 짬뽕을 만들면서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재료를 사용, 무슨 맛인지 통 모르겠다. 마치 답을 모르는 수험생이 자위하려고 자기도 모르는 소리로 시험지를 메운 듯한 요행수를 노린 영화다.
포드와 하트넷의 콤비와 연기도 괜찮고 또 요란한 힙합 음악과 함께 속도감도 있으며 할리웃과 선셋과 샌타모니카와 베벌리힐스 등에서 찍은 촬영도 화려해 그런 대로 봐 줄만은 하나 뭐하나 뚜렷한 데가 없는 타작이다.


세번이나 이혼한 할리웃 경찰서 살인사건 베테런 형사 조(해리슨 폰드)의 파트너는 새파랗게 젊은 K.C.(조쉬 하트넷). 항상 돈이 궁한 조는 부동산 중개업이 부업으로 수사 중에도 집 파느라 분주하다. 한편 K.C.는 형사 일에는 마음이 없고 배우 지망생으로 부업이 요가 선생.


둘은 나이트클럽서 일어난 인기 랩그룹 피살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 사건이 이 그룹이 전속된 음반회사 사장 안트완(아이제이아 워싱턴)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캐낸다. 두 형사가 부업하느라 자아내는 코미디를 양념으로 사건수사 액션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로맨스까지 묘사된다. 조의 애인은 라디오 심령사 루비(레나 올린)인데 루비는 개인감정 때문에 조의 뒤를 캐는 LAPD 내사과 형사 베니(브루스 그린우드)의 전 애인.

범인을 못 잡아 다급해진 조가 루비의 신통력을 빌리고 백주 할리웃과 선셋 거리를 범인을 쫓아 차들이 초고속으로 달리는 중에도 셀폰으로 부동산 거래를 하는 등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
마지막 장면은 K.C.가 5~6명의 관객 앞에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코왈스키 역을 맡아 열연하는 것으로 장식되는데 그의 극중 형편없는 연기와 무성의한 태도가 이 영화의 성질을 대변하는 듯하다.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 마틴 란다우, 롤리타 다비도비치, 드와이트 요캄, 글래디스 나잇, 스모키 로빈슨, 프랭크 시나트라 주니어 등 이름 깨나 알려진 배우와 가수들이 나온다. 내용보다는 할리웃의 구석구석을 찍은 촬영이 마치 LA 관광홍보용 사진처럼 다채롭다. 론 쉘턴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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