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다’(The Sea)★★★★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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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재산싸고 3남매 애증 충돌

가족의 재산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장성한 두 아들과 외동딸이 벌이는 내분을 힘차고 어둡고 또 우습고 정열적으로 그린 아이슬랜드 영화다.
가족간의 충실과 죄의식과 후회 그리고 새것과 옛것의 충돌을 그린 가족 드라마로 은퇴를 결심한 아버지와 재산을 둘러싸고 자식들이 벌이는 충돌과 애증관계가 마치 한국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아이슬랜드의 한 외진 어촌에서 오랫동안 수산업을 해온 마을 지도자 토두르는 대회사들이 개인회사를 매입하는 바람에 힘을 잃어가면서도 독립을 지킨다.
그가 몰락해 가는 가업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남매를 소집하면서 재산권 분배를 놓고 탐욕이 노출되고 이 가족의 추악한 비밀들이 밝혀진다.
공처가인 장남이 아버지와 함께 회사를 운영해 왔으나 아버지는 그를 무능력자로 여긴다.
외동딸은 실패한 영화인으로 무골충 같은 남편과 매사에 무심한 10대 아들과 사느라 지쳐버린 불만족의 여인.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차남은 파리에서 경제를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무시하고 음악 공부를 하면서 임신한 동거여인을 둔 반항적 인간.
회사의 앞날을 논의하기 위해 아버지와 3남매가 아버지 집에 모여들면서 가족전쟁이 일어나고 가족 구성원들의 어두운 비밀들이 옷장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다.
급속히 변화하는 경제적 상황을 배경으로 세대간의 상충된 가치관과 가족문제를 힘차게 다룬 드라마로 내용이 셰익스피어의 비극 같으면서도 얄궂게 우습다.
성인용. 파빌리언(310-475-0202), 페어팩스(323-655-4010), 유니버시티6(800-555-TELL), 리알토(626-799-9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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