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무라이 영화 9편 상영

2002-10-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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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영화계 대조적인 두스타 신타로 - 이치카와 주연


아메리칸 시네마테크
11~13일 이집션극장

아메리칸 시네마테크는 11~13일 ‘양 날의 칼: 카추 신타로 와 라이조 이치카와’라는 제하에 전후 일본 영화계의 가장 대중적이요 또 다재다능했던 두 배우의 영화 9편을 상영한다. 카추(1931~1997)와 이치카와(1931~1969)는 서로 외면상으로 상반되는 사람들이었다. 카추는 폭발할 것 같은 불독처럼 생긴 반면 이치카와는 저 세상 사람 같고 거의 외국인 같은 미모를 지녔었다. 그러나 이 둘은 상처입고 영혼을 찾는 고독한 개인인 액션영웅을 창조하면서 장르의 구태의연성을 초월했던 배우였다. 남성미와 우수와 유머를 함께 지녔던 카추는 1962년에 첫 편이 나온 눈먼 검객 지토이치 시리즈로 잘 알려졌고 우아하고 가면 같은 귀기 서린 얼굴에 로맨틱한 자태로 ‘일본의 제임스 딘’이라 불렸던 이치카와는 낭인 쿄시로 네무리 시리즈로 유명하다. 둘 다 암으로 죽었다.

◇11일(하오 7시)
▲‘불의 칼’(Sword of Fire·1965)-서양인의 피가 섞인 고독하고 사람을 싫어하는 낭인 네무리(이치카와)가 자기가 구해준 요부 때문에 온갖 음모와 배신과 칼부림에 휘말려든다. 이어 하오 9시15분부터 ▲‘자토이치 돌아오다’(Zatoichi Enters Again·1963)-젊은 검객 이치(카추)가 자신의 검술 스승의 여동생과 결혼하려 하면서 스승의 분노를 산다. 알고 보니 스승은 부패한 살인자로 결국 스승과 제자가 칼부림을 한다. ▲‘자토이치, 도망자’(Zatoichi, the Fugitive·1963)-떠돌이 눈먼 안마사 이치가 자기를 살해하려던 자를 죽이면서 사악한 갱 두목과 자신의 전 연인 등이 관련된 사건에 말려들며 장렬한 칼싸움이 벌어진다. 동시 상영.
◇12일(하오 5시)
▲‘사무라이의 복수’(Samurai Vendetta·1959)-자기 부인의 가족으로부터 배신당한 젊은 사무라이 관리(이치카와)와 그의 부인을 사랑하는 친구 사무라이와의 우정과 액션. 외팔이가 된 이치카와가 죽어 가는 자신의 아내가 바라보는 가운데 눈 내리는 뜰에서 누운 채 수많은 적을 베어버리는 장면이 압권. 이어 하오 7시45분부터 ▲‘스카 요사부로’(Scar Yosaburo·1960)-갱 두목의 정부와 관계를 맺다가 처형식으로 얼굴에 흉한 상처를 입게 된 배우(이치카와)가 악당에게 시달리는 젊은 귀족 집 여인에게서 참 사랑을 찾는다. 그러나 둘은 경찰과 갱의 추격을 피해 도주를 시작한다. ▲‘고독한 미행자’(The Lone Stalker·1968)-사무라이 도박사 이치카와가 사랑에 빠진 용감한 청년으로부터 복수심에 불타는 방랑자로 전락하게 된 과정이 회상으로 전개된다. 동시 상영.
◇13일(하오 5시)
▲‘자토이치의 결투 여로’(Zatoichi’s Fighting Journey·1963)-납치된 여인을 구해준 자토이치가 라이벌 야쿠자의 표적이 된다. 이어 하오 7시부터 ▲‘운명의 아들’(Destiny’s Son·1962)-이치카와가 자신의 양부모를 살해한 질투에 가득 찬 관리에게 복수한다. ▲‘궁정 안마사의 비밀’(Secrets of a Court Masseur·1960)-눈먼 안마사인 킬러 카추가 사회 및 정치적 출세를 위해 마구 살인한다. 카추의 실제 부인 타마오 나카무라 공연.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 323-466-FILM).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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