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퍼스타 주연 졸작 영화들

2002-08-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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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에디 머피가 주연한 우주 액션 코미디 ‘플루토 내쉬의 모험’(The Adventures of Pluto Nash)이 16일 개봉돼 주말 사흘간에 달랑 22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면서 간신히 박스 오피스 10위에 올라섰다. 머피가 달세계 클럽주인으로 나와 자기 재산을 노리는 달세계 깡패들과 싸우는 이 영화는 제작이 끝난 지 2년만에 개봉됐는데 제작비는 무려 1억달러. 그동안 개봉 일을 여러 차례 미루어오다가 비평가들을 위한 시사회도 생략하고 개봉했으나 머피의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베벌리힐스 캅’으로 수퍼스타가 된 머피는 흥행 성적의 높낮이가 격심한 배우로 과거에도 여러 편의 냄새나는 졸작들에 나왔었다. 1998년에는 ‘성인’이라는 영화에서 TV 전도사로 나왔는데 제작비 6,000만달러짜리 이 영화의 총수입은 1,200만달러였다. 또 1995년과 1984년에는 차마 눈뜨고 못 볼 영화들인 ‘브루클린의 흡혈귀’와 ‘최선의 방어’에 주연했다.

수퍼스타 중 올타임 흥행 참패의 챔피언급은 아마도 존 트라볼타일 것이다. 그의 로맨틱 코미디 ‘행운의 숫자’(2000)는 총수입이 달랑 1,000만달러였고 이 영화 얼마 후에 나온 ‘전장 지구’는 처참한 혹평을 받으며 3,150만달러의 수입을 냈는데 이 영화 제작비는 7,300만달러였다. 또 1997년에 더스틴 호프만과 공연한 미친 도시는 고작 1,100만달러를 벌었고 1978년 릴리 탐린과 공연한 로맨스 영화 ‘모멘트 바이 모멘트’는 가장 냄새나는 쓰레기 영화 중 하나로 기록된 것이다.


호프만은 할리웃 사전에 흥행 참패의 동의어로 오른 영화 ‘이쉬타’(1987)에 주연한 수퍼스타. 여기서 그는 워렌 베이티와 함께 서툰 클럽가수로 나오는데 이 작품은 할리웃 사상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수퍼스타 베이티는 또 다른 대졸작 타운 앤 컨트리(2001)에도 주연했다. 이 로맨틱 코미디는 제작에 수년이 걸리면서 제작비가 9,000만달러로 뛰어 올랐으나 수입은 670만달러에 그쳤다.

호프만과 베이티처럼 오스카 수상자인 케빈 코스너도 흥행 성적의 높낮이가 심한 배우 중 하나. 그는 ‘늑대와 춤을’(1990)으로 오스카 작품 및 감독상을 수상했으나 두번째 감독영화인 3시간짜리 졸작 ‘우체부’(1997)는 제작비 8,000만달러에 수입은 고작 1,760만달러였다. 또 지난해에 나온 폭력적인 ‘그레이스랜드까지 3,000마일’도 제작비 6,200만달러에 수입은 1,570만달러였다.

또 다른 오스카 수상자인 골드버그도 이들 대열에 끼는 수퍼스타. 그가 주연한 ‘시오도어 렉스’(1995)는 여형사와 그의 말하는 공룡 파트너의 액션 코미디로 극장에 선도 못 보이고 곧바로 비디오와 케이블 TV로 넘어갔다.

이런 불상사는 왕년의 빅 스타들에게도 일어났었다. 로렌스 올리비에는 통일교가 돈을 댄 ‘인천’에서 맥아더로 나와 말년에 명성을 구겼고 존 웨인은 ‘정복자’에서 옆으로 째진 눈에 콧수염을 한 파란 눈의 징기스칸으로 나와 팬들을 경악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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