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FP/West LA 영화제를 보고

2002-07-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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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작 많은 성대한 영상잔치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LA의 여러 극장에서 열린 IFP/West LA 영화제는 참으로 성대한 영상잔치였다.

개막작품은 여류감독 니콜 홀로프세너의 ‘러블리 & 어메이징’. 엄마와 세 딸간의 가족관계와 인생사 복잡함을 유머와 통찰력으로 고찰한 매력적인 영화였다. 폐막작품은 한 여인의 의무감과 행복추구의 충돌을 그린 ‘좋은 여자’였는데 제니퍼 애니스턴의 민감한 연기가 좋은 모가난 코미디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최상의 질을 자랑하는 것들로 또다른 권할만한 영화는 시고니 위버가 나온 ‘올챙이’. 날카로운 위트로 성인기에 접어드는 사춘기 소년의 모순을 탐구하고 있다.

프랑스와 튜니지아 합작영화인 ‘붉은 새틴’은 미망인 어머니가 자기도 몰랐던 특별한 재주를 발견하면서 과거를 뿌리치고 고독한 삶으로부터 깨어나는 이야기다.


기록영화 중에서 눈이 확 떠지는 영화는 ‘조지 걸’. 이 작품은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한 뒤 1999년 뉴질랜드 의원으로 당선된 조지 바이어의 실화다. 조지의 변신이 지적이요 유머러스하게 얘기되고 있다.

특기할만한 것은 멕시코의 명감독으로 미국서 활동하고 있는 알폰소 쿠아론이 초청감독으로 나와 자기 생애에 영향을 준 세 영화를 소개한 것. 쿠아론은 ‘그들의 작별’(1975·필리핀)과 ‘카노아’(1960·멕시코) 그리고 독일 걸작 무성영화 ‘해돋이’(1927)를 소개했다.

10일간의 영화제가 끝나고 시상이 있었다. 50,000달러의 최고 상금은 자폐성에 관한 영화 ‘패라독스 레이크’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관객이 주는 상은 알프레다 데 비야 감독의 ‘워싱턴 하이츠’가 받았다.

LA 영화제는 진실로 할리웃의 대행사이다. 좋은 영화들이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해줄 다음 영화제가 기다려진다.


해리엣 로빈스(LA 영화비평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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