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스카상 뚜렷한 선두없이 흑색선전만 요란

2002-03-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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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 위원이 뽑은 부문별 최종 수상자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불과 이틀 앞둔 현재도 각 부문 뚜렷한 선두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위한 영화사들의 캠페인은 사상 유례 없이 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것이 이런 상대방 작품 흠내기를 부채질하는 까닭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이번 오스카상 캠페인에서 뚜렷이 나타난 현상은 ▲작품상 등 후보에 오른 자전적 영화 ‘아름다운 마음’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흑색선전과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러셀 크로우의 야만적 행동이 수상 가능성에 미칠 영향 ▲덴젤 워싱턴과 윌 스미스와 할리 베리 등 3명의 흑인배우의 수상 가능성을 놓고 나온 흑인차별론 등.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요 부문 최종 승리자들을 뽑아본다.

◇남자주연
▲러셀 크로우
▲덴젤 워싱턴-’훈련의 날’(Training Day)
▲탐 윌킨슨-’침실에서’(In the Bedroom)
▲숀 펜-’나는 샘’(I am Sam)
▲윌 스미스-’알리’(Ali).


크로우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서 행패를 부린 데다가 지난해 ‘검투사’로 이미 주연상을 탄 것이 핸디캡이 돼 워싱턴이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특별상 수상자가 흑인으로 유일한 주연상 수상자인 시드니 포이티에라는 점과 함께 흑색카드가 작용하는 것도 워싱턴에게 큰 도움. 그의 역이 악역인 것이 흠. 워싱턴의 승리.


◇여자주연
▲시시 스페이섹-’침실에서’
▲할리 베리-’괴물의 잔치’(Monster’s Ball)
▲니콜 키드만-’물랑 루지’(Moulin Rouge)
▲주디 덴치-’아이리스’(Iris)
▲르네 젤웨거-’브리젯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

베테런 스페이섹과 얼마전 배우노조에 의해 최우수 여우로 뽑힌 흑진주 할리 베리의 대결. 베리는 아직 신인축에 속해 기회가 얼마든지 있어 베테런의 컴백을 존경하는 오스카 회원들이 스페이섹을 선택할 듯.


◇남자조연
▲이안 맥켈런-’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The Lord of the Rings)
▲짐 브로드벤트-’아이리스’
▲벤 킹슬리-’섹시 비스트’(Sexy Beast)
▲존 보이트-’알리’
▲이산 호크-’훈련의 날’.

환상 액션모험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현명한 마법사로 나온 맥켈런과 ‘아이리스’에서 병든 아내를 극진히 돌보는 남편역을 한 브로드벤트의 두 베테런 대결서 맥켈런이 앞장 서 있다. 그의 영화가 비평가와 대중에게 크게 어필한 것도 플러스 효과.


◇여자조연
▲제니퍼 카넬리-’아름다운 마음’
▲헬렌 미렌-’고스포드 파크’(Gosford Park)
▲매기 스미스-’고스포드 파크’
▲마리사 토메이-’침실에서’
▲케이트 윈슬렛-’아이리스’.

’아름다운 마음’에서 병든 천재 남편을 지극한 사랑으로 돌보는 아내역을 한 카넬리가 승리.



◇각본
▲’메멘토 ‘(Memento)-크리스토퍼 놀란
▲’고스포드 파크’-줄리안 펠로우스
▲’괴물의 잔치’-마일로 애디카, 윌 로코스
▲’로열 테넌바움 일가’(The Royal Tenenbaums)-웨스 앤더슨 오웬 윌슨
▲’아멜리’(Amelie)-기욤 로랑, 장-피에르 죄네.
바로 직전의 일밖에 기억 못하는 남자의 기억 찾는 스릴러를 시간을 거슬러 보여준 ‘메멘토’의 글이 기발 나다.


◇각색
▲’아름다운 마음’-아키바 골즈만
▲’침실에서’-롭 페스팅어, 타드 필드
▲’고스트 월드’-대니얼 크로우스, 테리 즈와이고프
▲’반지의 제왕’-프랜 월시, 필리파 보이엔스, 피터 잭슨
▲’슈렉’-테드 엘리옷, 테리 로시오, 조 스틸만, 로저 S.H. 슐만.

작품상 등 몇 개의 상을 탈 ‘아름다운 마음’이 가장 유력하다.


◇감독
▲론 하워드-’아름다운 마음’
▲로버트 알트만-’고스포드 파크’
▲피터 잭슨-’반지의 제왕’
▲데이빗 린치-’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리들리 스캇-’블랙 호크 격추되다’(Black Hawk Down).

이번으로 5번째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할리웃의 국외자 알트만과 할리웃의 총아인 하워드의 양자 대결. 할리웃을 혐오하는 베테런 알트만이 꼬마 배우부터 시작해 감독으로 성공한 하워드에게 오스카를 내주기 쉽다.


◇작품
▲’아름다운 마음’
▲’고스포드 파크’
▲’침실에서’
▲’물랑 루지’
▲’반지의 제왕’.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반지의 제왕’과 8개 부문 후보작 ‘아름다운 마음’(’물랑 루지’도 8개 부문 후보작이나 수상 가능성 희박)의 대결. 고난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얘기에 감정과 감상성을 적당히 배합해 오스카 회원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영화가 된 ‘아름다운 마음’의 수상.

오스카 시상식은 24일 하오 5시부터 할리웃 & 하이랜드 샤핑센터 내 코닥극장서 우피 골드버그의 사회로 진행된다. ABC-TV가 생중계 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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