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크린 ‘줄담배’ 영구 추방합시다

2002-03-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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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단체들 강력 로비

최근 들어 스크린에서 많은 배우들이 줄담배를 피워대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미폐협회 등 금연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헐리웃을 상대로 강력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흡연 없는 영화’ 신문광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UC 샌프란시스코의 의대교수 스탠턴 클랜츠에 따르면 영화속 주인공들은 실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더 자주 흡연을 한다는 것. 그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의 20대 흥행 베스트영화 경우 1960년의 경우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시간당 흡연하는 사례가 50%나 증가했다. 또 미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나온 영화 중 흡연사례의 61%가 아이들이 볼 수 있는 G, PG, PG-13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것. 이 기관들은 지난 10년간 10대의 흡연이 극적으로 증가한 것은 할리웃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할리웃에 그 책임을 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들을 방문하며 금연 계몽을 하고 있는 사람은 하버드의 건강커뮤니케이션센터 부소장 수전 모지즈와 전 UA 영화사 사장 린지 도란. 이들은 영화사를 방문, 매년 수백만명의 10대들이 상습 흡연자가 되고있으며 이중 3분의1은 결국 이로 인한 병으로 죽게 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 두 사람은 그러나 할리웃은 아직도 흡연 위험의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때로 영화사 고급 간부들이 각본서 흡연장면을 삭제하려 해도 주연배우가 골초일 경우 그런 시도가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제작사 이매진의 공동사장 캐런 켈라에 따르면 담배를 좋아하는 배우들은 각본과 관계없이 영화에서도 흡연을 고집한다는 것.

스크린상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단체들은 영화사들이 금연운동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흡연을 조장하는 영화에 대해 R등급(17세 미만 관람시 부모나 성인 동반요)을 매기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자사제작 영화에 엄격한 흡연규칙을 마련한 로브 라이너 캐슬 록엔터테인먼트 공동 창설자이자 감독은 "영화에 F단어가 두번만 나와도 R등급을 받는다"면서 "아이들에게 F단어가 흡연보다 훨씬 해가 적다"고 말했다.

한편 미암협회는 내주 영화 ‘침실에서’로 오스카 여주연상 후보에 오른 시시 스페이섹에게 영화 내내 말보로를 태운 공로를 인정, 해카데미 (Hackademy)상을 주기로 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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