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들의 방’(The Son’s Room)

2002-0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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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잃은 평범한 가정 시련 극복기

지난해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이탈리아 영화. 자기 영화를 제작하고 쓰고 감독하고 또 주연까지 하는 나니 모레티의 작품. 모레티는 좌경 예술인으로 사회·정치 문제와 가족 드라마 그리고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취급한다.

이탈리아의 한 작은 해안도시. 집에서 정신상담 고객을 맞는 지오바니(나니 모레티)는 출판업을 하는 아름다운 아내 파올라(라우라 모란테)와 둘 다 10대인 딸 이레네(자스민 트린카)와 아들 안드레아(주세페 산펠리체)와 함께 부유하고 불만 없는 삶을 사는 전형적 부르주아 계급.

이 너무도 평범한 가정의 결집력이 안드레아의 익사로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렸다. 모레티는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기 안드레아의 죽음에 대처하는 과정을 담담하니 묘사하고 있는데 남은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 사이로 지오바니의 고객상담 장면을 삽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성은 오히려 영화의 강렬한 비극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또 반복해 보여주는 가족들의 비탄과 분열은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든다.

지오바니의 가족과 안드레아의 여자친구와 그녀의 남자친구를 한데 모아 놓은 뒤 다른 아이들의 삶을 통해 아들의 죽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듯한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R. Miramax. 파인아츠(310-65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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