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둡고 푸른 세상’(Dark Blue World)

2002-01-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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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관계 두 파일럿의 우정과 사랑

▶ ★★★½(5개 만점)

1996년 ‘콜리아’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체코의 얀 스베라크가 감독하고 ‘콜리아’를 쓰고 또 주연한 얀의 아버지 즈데네크가 각본을 쓴 향수감 짙은 전쟁 로맨스 멜로드라마다. 대사는 영어와 체코어.

치열한 전화 속에서 친구 사이인 두 공군 파일럿들이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얘기가 ‘진주만’을 닮았다. 이 영화는 뻥튀기 한 ‘진주만’보다 훨씬 차분하고 감정도 절제됐고 연기와 내용도 낫지만 다소 진득진득하니 감상적이다.

2차대전 후 냉전시대인 1950년 체코의 반동분자 수용소에 수감된 전 전투기 파일럿 프란타(온자이 베치)의 회상으로 시작된다(공산주의 하의 체코는 외국에서 조국을 위해 싸우고 귀국한 애국자들을 자본주의 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모두 강제노동수용소에 가뒀었다).


1939년 나치가 체코를 점령하자 베테런 파일럿 프란타는 애인에게 애견을 맡겨 놓고 아직 소년 티가 나는 20세난 카렐(크리스토프 하덱)과 함께 영국으로 도주한다. 체코 파일럿들은 영국에서 영어 수업과 전투기 조종훈련을 받는다.

마침내 실전에 투입된 프란타와 카렐은 독일 전투기 및 폭격기를 상대로 공중전을 벌이다 카렐이 격추된다(공중전 장면은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요즘 할리웃 영화에 비하면 옛날 영화 장면 같으나 오히려 그것이 더 아름답고 친근감이 든다). 추락 후 살아남은 카렐은 시골의 한 저택에 찾아드는데 이 집의 아름다운 여주인 수전(타라 핏제럴드)은 런던서 피난 온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수전의 남편은 전쟁서 실종된 상태. 카렐은 수전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두 사람은 전쟁의 절박한 상황과 고독감에 휩싸여 정사를 나눈다.

첫사랑에 희열하는 카렐은 자신의 친구이자 보호자인 프란타에게 수전을 소개하는데 수전과 프란타가 사랑하게 되면서 카렐은 친구의 배신에 분노하고 울고 불며 법석을 떤다. 그리고 둘은 다시 출격했다가 카렐은 적의 공격에서 프란타를 구하고 자신은 수장된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면서 진행되는 우정과 사랑과 그리고 액션의 이야기가 크게 나무랄 것 없이 능률적으로 그려졌지만 연출 솜씨가 너무 온순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박진감이나 정열이 모자라 큰 기쁨은 못 준다. 촬영이 아름답다. R. Sony Pictures Classics.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5(818-981-9811), 유니버시티6(949-854-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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