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에게서 심상치 않은분위기가 진하게 풍긴다.
오는 11일, 새해의 한국영화로는 맨 먼저 개봉하는 ‘나쁜 남자’(LJ필름,김기덕 감독)가 수상하다. ‘김기덕 영화답지 않게’ 흥행 조짐을 보이고있다. 영화 팬들이 ‘나쁜 남자’에 ‘2009 로스트메모리즈’ ‘피도 눈물도 없이’ ‘복수는 나의 것’ ‘공공의 적’ 등의 화제작들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변에 가까운 반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고 인기의 영화 주간지 <씨네21>의 네티즌 투표결과다. 여기서 실시했던 ‘내년 초 개봉할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 기대작은?’ 이란 조사에서 ‘나쁜 남자’는 12월 31일 오전 현재까지 당당 2위를 달렸다. 그것도 깜짝 놀랄 만한 스코어로.
6271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나쁜 남자’는 1444 표(23%)로,2199 표(35%)의 ‘2009 로스트메모리즈’에 이어 2위. 놀라운 것은 ‘나쁜 남자’ 앞에 선 작품이 아니라 뒤에 늘어선 작품들의 면면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 ‘복수는 나의 것’ ‘공공의 적’ 등 명성이 자자한 화제작들이 ‘나쁜 남자’ 뒤에 줄 서 있다.
이 결과는 물론 <씨네21> 주독자층의 기호를 반영하고 있지만 아무튼 흥미로운 결과임은 분명하다.
’나쁜 남자’의 주인공은 조재현과 신인 여배우 서원.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배우라곤 조재현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가는 팬들의 숫자는 많지 않다.
감독은 김기덕. 소수 마니아들은 거느리고 있을 망정 ‘흥행감독’은 절대 아니다. 그는 만드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긴 했지만 그 화제는 항상 지적인 논쟁을 좋아하는 평론가나 일부 영화 팬들 사이에 국한된 것이었다. 논쟁적 화제는 도리어 일반 영화 팬들을 쫓아내는 결과는 낳아 항상 흥행에선 쓴 맛을 봤다.
그런데 ‘나쁜 남자’는 대중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 흥미롭다.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국내 관객들은 유럽 유명 영화제 결과를 항상 ‘대범하게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쁜 남자’가 김기덕 영화 가운데 유독 대중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아마도 ‘변태 감독이 만든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라는 평가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