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 뒤(Behind Enemy Lines)
2001-11-30 (금) 12:00:00
9·11 테러 이후 의기소침해 있는 미국인들의 사기를 북돋워줄 만한(유치하긴 하지만) ‘뉴 밀레니엄 탑 건’인데 탐 크루즈의 ‘탑 건’보다 백배나 재미있고 사실감 있다. 유고가 조각나면서 보스니아에서 인종청소 전쟁이 났을 때 적진에 격추됐던 미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구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시종일관 액션과 긴박감이 가득한 가운데 상관과 부하의 인간적 관계, 정치적인 것의 군사작전 개입 및 생존을 위한 필사의 도주와 구출작전 등이 드문드문 끼여드는 미국적 유머감각과 함께 흥분될 만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특히 카메라 테크닉이 눈부신데 광고필름 감독으로 스크린 데뷔한 존 무어의 카메라 감각(어지러울 만큼 요동친다)은 단연 압도적이다.
보스니아 내전시 아드리아 해역에 출동한 미 항공모함 칼 빈슨호의 F/A-18 파일럿 크리스 버넷 중위(오웬 윌슨)는 작전 없는 임무에 불만, 귀항하면 제대키로 결정한다. 그는 이 때문에 백전노장 라이가트 제독(진 해크만이 묵직하다)의 질책을 받는다.
라이가트는 크리스마스 날 버넷의 군기를 잡는다고 버넷과 동료 비행사 스택하우스(게이브리엘 막트)를 정찰 임무에 내보낸다. 이 임무에서 F/A-18이 세르비아인들이 대량 학살한 모슬렘 양민들을 매장하는 현장을 촬영하자 자신들의 인종청소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세르비아군이 지대공 미사일(SAM)을 발사, 전투기는 격추된다(SAM과 전투기간의 박진하고 속도감 있는 공중 숨바꼭질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버넷과 스택하우스는 눈 덮인 보스니아산에 비상 탈출하나 스택하우스는 잔인한 세르비아 인간사냥꾼에 의해 살해되면서 버넷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혜와 용기와 본능을 총동원, 생존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라이가트는 버넷과 교신하며 ‘내 자식’(My Boy) 구출작전을 시도하나 정치적 문제로 나토가 이를 저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를 악문다(항공모함과 보스니아 들판을 교차하며 묘사되는 라이가트와 버넷간의 대화와 상황이 긴박감 있다).
버넷이 자기 뒤를 추적하는 인간사냥꾼과 세르비아군들을 피해 필사의 도주를 하는 과정에서 스크린이 찢어져라 액션이 작렬하고 그 와중에 유머마저 끼여든다. 마침내 라이가트는 지휘 체계를 무시하고 ‘내 자식’을 구출하기 위해 부하들과 함께 헬기 출동하는데 영화는 버넷을 철저히 미국의 영웅으로 만들려고 최후의 순간에 그를 총알이 빗발치듯하는 적들 쪽으로 돌려세운다. 코미디에 능한 윌슨이 액션을 잘 소화하는데 역시 액션은 과장이 심하다. PG-13. Fox.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