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책가방멘 조폭... 배꼽잡는 학교

2001-11-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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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다른 큰형님 영화 ‘두사부일체’

"다음 카페? 그거 우리구역이냐?”

또 하나의 웃기는 조폭 코미디가 등장했다. ‘두사부 일체’다. ‘두목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고 준엄하게 외치는 ‘두사부 일체’(제니스엔터테인먼트,윤제균 감독)는 기존 조폭 영화보다 한 술 더 뜬 조폭 영화다. 일단 웃음의 강도가 매우 세다. 그리고 조폭이 사학 비리까지 뿌리뽑는 이야기다. 쫓기는 조폭이 산사에 숨어 스님들과 해프닝을 벌이며 만들어내는 재미가 아니다. 우리 사회 한복판에서 사회 비리를 척결까지 하는 내용이다. ‘두사부 일체’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조폭 공화국’이다. 다음 카페를 자기 구역 내의 술집 쯤으로 아는 조폭을 소재로 이 정도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뭔가 단단히 작정한 게 있지 않고선 힘들다.

이런 점에서 ‘두사부 일체’는 “또 조폭이야?”라고 무심코 넘겨선 안될 영화다.



”또 조폭이야”라는 시선에 ‘두사부 일체’는 정면으로 응수한다.

제작자인 제니스엔터테인먼트의 김두찬 대표와 주연배우 정준호는 “우리사회가 조폭 세계보다 훨씬 폭력적이다. 그리고 사회 곳곳에 조폭의 논리가 만연해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런 사회의 치부가 없어지지 않는 한 조폭 영화는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이다. 조폭을 소재로하면 사회 전체를 풍자할 수 있는데 이것을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외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또 조폭이냐는 힐난은 상업영화 보고 현실을 외면하라는 지적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의 조폭 소재 영화들과 ‘두사부 일체’는 확실히 구분된다. ‘친구’와 ‘신라의 달밤’은 이미 사라져 버린 우정과 향수를 들춰냈고, ‘조폭 마누라’는 남녀 성 역할의 맞바꾸기로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달마야 놀자’는 코미디의 한 전형인 상충된 문화의 충돌을 통해 웃음을 엮어냈다.

이에 반해 ‘두사부 일체’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메일주소를 묻자 주민등록증 주소를 목청 높여 외치는 조폭 두목이 단란주점 2개를 팔아 서울 강남의 한 고교에 편입한다. 그곳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조직 폭력배보다 더 폭력적 의식을 갖고 있는 교장과 학생들이다. 여학생까지 포함된 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흔한 사람들이라 영화는 웃음과 함께 각성을 요구한다.


’두사부 일체’가 현실과 근접한 영화라 해서 무겁고 진지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당연히 코미디다. 그것도 매우 웃기는 코미디.

특히 카메오 출연한 임창정 부분에선 아무리 근엄한 사람이라도 ‘낄낄’ ‘큭큭’ 웃을 수 밖에 없다. 웃음에 관대한 사람이라면 거의 흐느낌에 가깝게 웃을 장면이 꽤 많다.


등장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현실적인 캐릭터인 때문에 ‘두사부 일체’는 쉽게 친근해질 작품이다. 너무 친근해 상투적인 느낌을 줄 정도의 캐릭터라 문제이지만.


어떤 내용?

가방 끈 짧은 대신 싸움 잘한다는 긍지 하나 만으로 세상 살아가는 조폭의 중간보스 계두식(정준호 분)이 두목의 명령에 따라 고교 편입한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는 것이 지상 과제. 어리게 보이는 것 만이 힘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자꾸 성질 긁는 교사나 학생이 너무 많다. 그저 꾹 참고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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